최고의 작가와 배우진이 만났다. 새 KBS2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은 방영 전부터 백미경 작가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백미경 작가는 지난해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등을 집필해 시청자를 JTBC로 불러 모은 주인공이다. 출연 배우진도 화려하다. ‘연기의 신’ 김명민을 비롯해 김현주, 라미란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29일 오후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KBS2 월화극 ‘우리가 만난 기적’ 제작발표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명민, 김현주, 라미란, 조셉리가 1부에 참석했으며 백미란 작가, 이형민 감독이 2부에 자리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만난 기적’의 기본적인 서사나 소재는 새롭지 않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육체 임대’라는 용어가 다소 낯설지만, 기본적으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사용해왔던 영혼과 육체가 바뀐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하며 출세 가도를 달리던 송현철A(김명민)와 소박한 삶을 사는 송현철B(고창석)는 신의 실수 인해 하루아침에 인생이 뒤바뀐다. 송현철B의 육체가 사라지고 영혼은 송현철A에 깃들게 되는 것.

전작에서 새롭고 파격적인 전개로 주목받았던 덕분일까. 대본을 쓴 백미경 작가는 이 드라마가 뻔하지 않게 흘러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드라마를 1·2회만 봐도 흔한 소재에 대한 편견이 여지없이 무너질 것이란 설명이다. 백 작가는 “영혼이 바뀌는 소재의 드라마와 영화는 제가 알고 있는 것 만해도 열 편이 넘는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기적’은 시청자가 많이 봐온 형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잘 쓰는 작가라는 확신은 없지만, 뻔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미란 또한 “대본이 이미 많이 나와 있는 상태인데, 읽을 때 마다 허를 찔리는 기분이 든다”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기적’이 백미경 작가의 전작처럼 새로움이나 파격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JTBC가 아닌 KBS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 백 작가는 이 드라마가 공중파에 적합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너무 가까워서 소중함을 잊고 지내던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백 작가는 “모든 장르를 다양하게 쓰는 것이 작가로서의 포부”라며 “전작이나 다음 작품은 공중파에서 방송되기 힘든 내용이지만, 이번 드라마는 저희 어머니도 행복하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다. 많은 시청자들과 함께할 수 있을 이야기라서 공중파 채널이 저에게는 고마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루어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은 이 작품에 출연한 계기로 주저 없이 ‘백미경’을 꼽았다. 지난해 가장 뜨겁게 떠오른 백미경 작가의 대본을 믿고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 복합적인 인물을 연기하게 된 배우 김명민은 “처음 내용을 들었을 때 너무 어렵겠지만, 정말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며 “백미경 작가의 작품이라 믿음이 갔다”며 작가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기대작인 만큼 많은 이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지만, 출연진들은 이에 관해 말을 아꼈다.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 만드는 사람이 만족할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 다만 김명민은 “기대작이라는 말이 많은데, 뭐 어쩌겠나.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해 부담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내비치기도 했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평범한 한 가장이 이름과 나이만 같을 뿐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남자의 인생을 대신 살게 되면서 펼쳐지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휴먼 멜로드라마. 김명민, 김현주, 라미란 등이 출연한다. 다음달 2일 오후 10시 첫 방송.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