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정지선 재선임…유통가 '슈퍼 주총데이', 큰 이변 없이 끝났다

신동빈, 구속에도 자리 지켜…패션·뷰티업계 대부분 원안 승인

신동빈·정지선 재선임…유통가 '슈퍼 주총데이', 큰 이변 없이 끝났다

유통업계 '슈퍼 주총데이'는 큰 이변 없이 끝이 났다. 롯데 신동빈 회장과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회장은 예정대로 재선임됐다. 패션기업인 LF와 휠라코리아는 각각 사업목적과 대표이사가 바뀌며 변화가 있었지만 대부분 안건이 이견없이 통과됐다. 뷰티기업인 에이블씨엔씨와 토니모리 잇츠한불 등도 예정대로 안건이 통과됐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지배연구소 등은 신 회장이 최순실 뇌물공여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사내이사직을 이어가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재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다만 주총에서는 다행히 문제 없이 통과됐다. 

롯데 주요 계열사 임원들도 자리를 지켰다. 롯데쇼핑에서는 신 회장과 함께 이원준 롯데쇼핑 부회장(유통BU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롯데제과에서도 신 회장과 함께 민병기 롯데제과 대표와 김용수 롯데중앙연구소장이 재선임됐으며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대신 이재혁 부회장(식품BU장)이 신규 선임됐다. 

앞서 롯데케미칼 주총에서도 신동빈 회장이 재선임되어 롯데쇼핑, 롯데제과까지 롯데그룹 주요 3개사에서 신 회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이외에 롯데지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5개 롯데 계열사의 주총이 동시에 개최됐다. 5개사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의 일부 개정,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일반적인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황각규 부회장은 롯데지주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질적 성장을 위해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백화점도 서울 강남구 논현2동 주민센터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와 함께 이동호 부회장도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무역센터점 내 오픈 예정인 면세점을 기존 시내면세점들과 차별화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남양주점, 시티아울렛 동탄점,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도 차질없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사외이사 선임과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신설하는 정관변경도 이뤄졌다. 

앞서 신세계와 이마트도 지난 16일 주총을 통해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등의 원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로써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가 빅3 주총이 마무리됐다. 

같은 날 열린 주총에서 패션기업인 LF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에 대한 진출을, 휠라코리아는 2세 경영을 선언했다. 

LF는 이날 LF본사 9층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화장품 사업과 리빙사업에 진출하는 등 종합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구본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미래 생활문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오규식 LF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성화장품은 올해, 여성화장품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LF는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변경,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LF는 정관을 일부 변경해 화장품, 생활용품, 실내장식용품, 주방용품, 가구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기존 섬유 의류 피혁제품, 스포츠레저용품, 잡화에 다른 용품을 더해 다각도로 뻗어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휠라코리아는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해 '2세 경영' 시대를 알렸다. 

그동안 휠라는 윤윤수 회장과 김진면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였으나 윤윤수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만 자리를 지키게 됐고, 김진면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승욱 마케팅본부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한편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한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잇츠한불 등 뷰티기업들도 대부분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드로 인한 침체 속에서 뷰티브랜드 사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뷰티기업들은 실적 향상에 방점을 두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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