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김연경 SNS 발언, 스포츠계 ‘불평등 담론’으로 이어질까

공항에서 출국 준비 중인 김연경. 사진=연합뉴스

김연경이 한국프로배구에 강력한 화두를 던졌다. 최근 미 투(me too)로 달아오른 ‘여성 운동’에 빗대 스포츠계에도 ‘남녀 불평등 담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김연경은 11일 자신의 SNS 페이지(트위터)를 통해 돌직구를 날렸다.

“여자 샐러리캡 14억(향후 2년간 동결) 남자 샐러리캡 25억(1년에 1억원씩 인상) WHAT!!! 여자배구 샐러리캡과 남자배구 샐러리캡 차이가 너무 난다. 또한 여자 선수만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까지 추가했다고 한다. 왜 점점 좋아지는 게 아니고 뒤처지고 있을까?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 리그에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를 해야 될 것 같다”

김연경의 이 같은 발언은 몇 십 만 리트윗을 통해 온라인상에 널리 퍼졌다. 자연히 한국배구연맹(KOVO)이 바꾼 샐러리캡 규정도 세간에 알려졌다.

KOVO는 지난 5일 이사회에서 남녀부 샐러리캡 인상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남자부 팀별 연봉 총액 상한선은 향후 3년간 매년 1억원씩 인상해 27억원까지 오르고 여자부 팀은 14억원(이전 13억원)으로 고정돼 2년간 동결된다. 여기에 여자부는 개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는 단서조항까지 붙었다.

김연경은 이같은 연맹의 결정이 한창 성장 중인 여자배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봤다. 샐러리캡 절댓값에서 이미 남자부가 월등히 높은데 이후 3년간 남자부는 인상되는 반면 여자부는 동결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중국)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레프트다. 이미 3개 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만약 김연경이 중국 무대마저 재패할 경우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그런 김연경이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은퇴해야 한다”고 했다. 단순 본인이 고액 연봉을 받고 국내로 복귀할 수 없음을 토로한 게 아니다. 만약 김연경이 국내리그로 온다면 고국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결국 김연경은 ‘제2의 김연경’이 나올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꼬집은 셈이다. 이는 스포츠계 기저에 깔려 있는 남녀차별에 대한 ‘미투’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경기의 질 차이가 연봉 격차로 이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남자배구의 경기력이 여자배구보다 낫기 때문에 연봉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프로스포츠는 팬의 관심을 먹고 산다. 대회가 운영되려면 경기장 티켓 판매와 스폰서십, 각종 스포츠용품 판매 등이 잘 돼야 하는데, 이들 모두가 팬덤이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선수의 연봉도 그 종목의 인기에 따라 책정되는 게 기본이다.

여자배구는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KOVO 집계에 따르면 2017-2018시즌 여자 배구의 관중수와 시청률은 괄목할만한 도약을 일궈냈다. 지난달 17일 김천체육관에는 무려 6800여명의 관중이 방문해 V리그 최다 관중 기록(남녀 포함)을 경신했다. 이달 12일을 기준으로 여자부 평균 관중은 1985명으로 남자부(2345명)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여자배구는 경기시간이 썩 좋지 않다. 남자배구가 황금시간대인 평일 오후 7시와 주말 오후 2시에 치르는 반면 여자배구는 평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직관뿐 아니라 TV 시청률에서도 남자배구가 잘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구계는 이 문제를 진중하게 바라보는 모양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연맹이나 각 구단들은 프로배구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이후 더 나은 대책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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