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규제·해외손실 등 주춤한 건설주…대우건설 하향세 ‘뚜렷


시공능력 10위권 내 상장 건설사들이 정부 규제 및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사업 손실로 인한 어닝쇼크, 매각 무산으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게다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까지 겹치면 자금조달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상장 건설사의 목표주가를 지난해 8월달에 비해 하향 조정한 상태다. 부동산 규제 이후에도 목표주가가 반등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이른바 8·2 부동산 대책) 이후 상장 건설사의 주가는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은 해외손실과 매각 무산 등의 악재로 뚜렷한 주가 하락을 보였다.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3월 12일 종가기준)는 5940원으로 지난해 부동산 규제(2017년 8월 2일, 8160원) 이후 27.20% 감소했다. 

이어 대림산업(-17.86%), 현대산업개발(-6.74%), GS건설(-5.96%), 삼성물산(-5.33%), 현대건설(-2.67%) 등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가 하락세가 가장 큰 대우건설의 부진은 매각 무산과 해외손실에 따른 어닝쇼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14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해당 손실은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와 카타르 고속도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3084억원, 263억원의 손실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이 같은 악재는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자금조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대우건설의 기업신용등급과 기업어음 등급 모두 하향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될 경우 기업신용등급은 BBB+, 기업어음 등급은 A3+로 하락한다. 등급이 떨어질 경우 (자금조달)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수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주가 하락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견해도 있다. 교보증권 백광재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금액 비중(25%)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대규모 추가 손실 우려는 비이성적이라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 2월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 및 해외손실 문제로 주가가 4900원(2월 9일 종가기준)까지 하락했으나 최근에 회복 추세다. 

다만 추가적인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가 제시한 대우건설의 평균 목표주가는 7746원이다. 지난 1월까지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는 9000원대 선이었다. 하지만 매각 무산과 해외손실이 드러난 2월부터 목표주가는 급락했다. 

대우건설의 대주주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재매각에 대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시장신뢰를 회복한 다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인수 당시 주가(약 1만5000원)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상태이기에 향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대우건설 내 경영 문제에 꾸준히 간섭했고 ‘낙하산’ 논란도 끊임없이 일어났다. 특히 지난 2016년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 선임 당시에는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박 전 사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되며 자진 사퇴했다. 산업은행은 이후에도 박 전 사장 후임으로 송문선 산업은행 전 부행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정부규제·해외손실 등 주춤한 건설주…대우건설 하향세 ‘뚜렷

대림산업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대림산업의 주가는 7만4500원으로 지난해 8·2부동산 대책(9만700원) 대비 17.86% 떨어졌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2877억원, 영업이익 92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4.1%, 53.1% 감소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SK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싱가폴 톰슨라인, 평택 국제대교 등 토목부문 원가율 상승이 영업이익 컨센서스 하락은 주요 원인“이라며 ”이어 신분당선 등의 SOC 출자 지분 평가손, 해외 대여금 충당금 등 총 1,900 억원의 손실을 반영하면서 세전이익은 적자전환했다“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톰슨라인은 지난 2014년 대림산업이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한 2400여억원 규모의 대형 토목공사 수주 사업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대림산업의 목표주가도 하향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평균 목표주가는 10만5278원으로 3개월 전(11만2947원) 대비 6.78% 하락했다. 지난해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11만4389원) 이후 목표주가와 비교해도 뚜렷한 내림세를 보였다.

이밖에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목표주가가 지난해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가 제시한 현대건설의 평균 목표주가는 5만1529원으로 지난해 부동산 규제 대책 당일(6만453원) 14.76% 떨어진 상태다. 현대산업개발(5.23%), GS건설(-5.34%)도 하향세를 기록했다.

목표주가가 지난해 정부 규제 발표 이후 보다 상승한 주요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의 평균 목표주가는 19만167원으로 지난해(2017년 8월 2일, 17만9000원) 6.23%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7648억원, 영업이익 28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감소(2.2%)했으나 영업이익은 34.4%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액 29조2790억원, 영업이익 881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 531.6% 증가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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