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의 장바구니즈] 예술작품 보러 백화점·호텔로? 불붙는 아트 마케팅


김민희 아나운서 ▶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죠. 구기자의 장바구니즈. 오늘도 스튜디오에 구현화 기자 나와 있습니다.

구현화 기자 ▷ 안녕하세요. 우리 소비 생활에서 꼭 필요한 장바구니처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알짜 정보만을 골라 전해드리는 장바구니즈의 구현화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장바구니즈를 통해 우리 소비 생활에 유용한 정보들 많이 얻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구현화 기자 ▷ 그림이나 조각 같은 미술작품을 보고 싶을 때, 우리는 보통 미술관을 찾게 되죠. 하지만 왠지 모르게 미술관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옷차림도 신경 쓰이고, 분위기도 그렇고요. 저는 그럴 때, 백화점으로 갑니다. 백화점에서도 누구나 구경할 수 있는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왜 백화점에서 미술 전시회를 하는 지 궁금하시죠? 그래서 오늘은 백화점과 호텔의 아트 마케팅을 짚어보고, 전시 정보도 전해드립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우리의 근무 형태가 주5일제로 바뀐 이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문화와 여가 지향적으로 바뀌었고요. 미술 작품도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해나가고 있는데요. 오늘 장바구니즈에서는 사람들이 미술품을 구경하고 구매하기 위해 미술관이 아닌 백화점이나 호텔을 찾는 이유와 장점, 그리고 대표적인 아트 마케팅 사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구현화 기자, 먼저 이 아트 마케팅이란 어떤 전략인지, 그 내용부터 알려주세요.

구현화 기자 ▷ 원래 아트 마케팅이란 건, 브랜드 혹은 제품과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하면서 새로운 컨셉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마케팅을 말합니다. 브랜드나 제품에 예술적 요소를 더한 감성 마케팅으로, 품질과 기술력 이상의 예술적 가치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새로운 변화를 통해 소비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데요. 그 전략을 비슷하게 백화점과 호텔이 이용한 거죠. 백화점과 호텔 내에 미술품을 전시할 경우, 소비자는 미술품을 가볍게 구경하고 문화 상식도 얻을 수 있어 좋고, 유통업체는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백화점과 호텔에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아트 마케팅이지만, 원래 개념으로 봤을 때는 제품에 많이 이용했던 것 같아요. 저도 바로 생각나는 몇몇 제품이 있거든요. 우유 같은 음료 포장에 유명한 미술 작품이 그려진 경우도 있고요.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네. 하나의 제품과 예술 작품을 콜라보레이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원두커피의 경우,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포토그래퍼와 비주얼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독창적인 콜라보레이션 작품 10점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다 아트 마케팅의 사례가 되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게 해서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하는데요. 얼마 전에는 한 식음료 브랜드가 예술 행사에 참여해서 아트슈머들과의 접점을 마련한 경우도 있더라고요.

 구현화 기자 ▷ 네. 한 주류회사 브랜드가 서울국제예술박람회에 직접 참가하는 이례적인 아트 마케팅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요. 서울국제예술박람회는 미술품 3천여 점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박람회로, 한 주류회사는 이곳에서 봄 소풍을 주제로 한 곳을 운영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렇게 이색적인 마케팅 전략이, 해당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인식시켜 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은데요. 이제는 유통업계의 큰 손. 백화점과 호텔이 펼치고 있는 아트 마케팅에 대해 살펴볼게요. 먼저 그 사례부터 보면요. 어떤 백화점이, 어떤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나요?

구현화 기자 ▷ 지난해 9월에는 H백화점 문화홀이 대형 미술관으로 변신했습니다. 그 백화점 판교점 10층 문화홀에서 미술 전시회를 진행한 건데요. 661㎡ 규모의 백화점 문화홀을 미술관으로 꾸미고, 회화와 조각, 설치예술 등 국내외 유명 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모아 선보이는 행사를 선보였습니다. 백화점 내부에서 진행되는 미술 전시회 중 규모가 가장 컸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회화, 조각, 설치예술 등 분야가 다양해서, 보다 많은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겠어요.

구현화 기자 ▷ 네. 전시회 기간 50여 명의 작가가 다양한 미술 작품 200여 점을 선보였는데요.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대 작가 매튜 스톤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원작과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아트페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동유 등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소개되었고요. 또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등 세계적인 작가의 판화와 조각도 전시되며, 국내, 외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도 대거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하나 특징적인 건, 각 분야별 도슨트. 즉 전시 해설자가 상주하고, 미술 작가별로 작품 설명회를 여는 등, 전문 미술관 수준의 문화 서비스가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시 해설사가 상주하고 작품 설명회까지 열리는 서비스가 진행되었다면, 미술 작품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설명을 들으면서 좀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구기자, 이렇게 백화점이 대형 문화홀을 하나의 미술관으로 변신시킨 이유는 무엇인가요?

구현화 기자 ▷ 백화점을 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변화시켜, 고객들의 백화점 방문을 늘리겠다는 마케팅 전력이 숨어있는 건데요. 이제 더 이상, 브랜드와 상품 경쟁만으로는 기존 백화점이나 다른 유통채널과 차별화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고객들의 관심과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계획된 전시인데요. 실제로 백화점에 전시회를 볼 목적으로 갔다가, 그냥 전시회만 보고 나오는 소비자들은 잘 없어요. 백화점 내에서 차 한 잔이라도 마시게 되니까요.

구현화 기자 ▷ 그렇죠. 백화점 측에서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충성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지만, 결국 소비를 이끌어내는 게 목적이니까요. 같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다른 기업의 백화점을 방문할 수도 있지만, 특정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이 백화점을 찾는다. 라는 생각과 행동을 이끌어내고 있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그런지, 백화점에서는 큰 대형 전시 행사 뿐 아니라, 작은 전시 행사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구현화 기자 ▷ 네. H백화점은 무역센터점, 목동점, 미아점, 대구점, 충청점 등 8개 점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고요. 매년 150회 정도의 크고 작은 미술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판교점에는 기업이 만든 국내 첫 어린이 대상 정부 등록 미술관인 어린이 책 미술관도 운영 중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어른들을 위한 공간 뿐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백화점 내에 조성되어 있는 건데요. 문을 열 때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서울과 경기도 권 엄마들에게 워낙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볼게요.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면서 또 미술관이죠? 

구현화 기자 ▷ 네. 왜 도서관이자 미술관이라고 불리냐면요.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책 6000여권이 있고, 수시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5년에 백화점 오픈과 함께 문을 열었는데요. 첫 기획 의도는, 백화점 측이 지역사회에 이바지 한다는 취지에서 5층에 별도 공간을 할애해 마련한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마련했지만, 백화점 이미지를 좋게 하고, 또 가족 단위 고객들을 끌어오는 데 성공한 것 같아요. 일단 다른 곳과 다르게 그 곳은 어린이가 주인공이잖아요.

구현화 기자 ▷ 네. 책과 그림 대부분이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데요. 주기적으로 열리는 미술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전문 에듀케이터들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 보다 친숙하게 그림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기도 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프로그램도 전문 미술관 못지않은데요. 일단 가족 고객의 발걸음을 백화점으로 끌어온 자체가, 해당 백화점의 마케팅 전략이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게 아닐까 싶어요. 

구현화 기자 ▷ 맞습니다. 보통 아이와 아빠가 미술관에 들어가면, 그 사이 엄마는 다른 층에서 쇼핑을 즐기기도 하고요. 또 미술관 이용 후에는 온 가족이 다 함께 식품관도 이용하게 되는데요. 다 백화점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비니까요. 백화점 입장에서는 한 층을 통째로 내어 놓았지만,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럼 어린이 책 미술관 이용 팁도 주세요. 아무나 언제든 이용이 가능한가요? 또 입장료를 따로 받는지도 궁금해요.

구현화 기자 ▷ 이 어린이 책 미술관은 성인, 아동 모두 6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요. 그때그때 열리는 기획전시도 함께 볼 수 있어 크게 손해 보는 느낌은 아닙니다. 요즘에는 프랑스의 팝업 북 작가 아누크부아로베르와 루이리고의 재기발랄함을 엿볼 수 있는 봉주르 팝업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들의 원화 작품 130여점이 공개되는 전시가 12월 3일까지 열릴 예정이고요.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니까요. 그때만 피하시면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번 주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책도 읽고 미술 전시회도 관람하면서 유익한 시간 보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알아본 것처럼, H백화점은 별도 공간을 마련해 여러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다른 백화점들도 그렇게 해서 국내, 외의 유명 화가들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거죠?

구현화 기자 ▷ 네. 총 10개 점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L백화점도 대형 화랑이나 미술관에서만 접할 수 있던 유명 화가들이 전시를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최근에는 경기 안양점에서 뉴욕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상용 작가 작품들이, 부산 광복점에서는 이현정 작가 작품들이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문 미술관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집 근처 백화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회이자, 감동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또 다른 백화점은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S백화점은 지난 봄, 서울 중구 본관을 리뉴얼하면서 6층에 있는 옥상 공원을 뉴욕현대미술관 조각 공원처럼 만들었습니다.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제프 쿤스의 성심, 루이스 부르주아의 아이 벤치, 헨리 무어의 와상 : 아치형의 다리, 알렉산더 칼더의 버섯 등이 전시되어 있고요. 호응도가 높아, 일부러 옥상 공원 방문을 위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이런 전시회에서는 작품을 단순히 전시만 하는 건가요 아니면 직접 판매를 하기도 하나요?

구현화 기자 ▷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마 전, 부산의 S백화점은 부산, 경남지역 작가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작가 미술장터를 열기도 했는데요.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이 무료로 미술 전시 관람은 물론, 원하는 작품을 현장에서 손쉽게 구매도 할 수 있는 이색 공간을 마련해서요. 일반 시민들이나 초보 수집가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지역의 작가들을 후원해주는 계기가 되었겠네요.

구현화 기자 ▷ 그렇죠. 이번에는 50대 전후 지역 중견 작가 10명과 부산, 경남 신진작가 30명, 예비 작가를 자칭하며 이제 막 작가활동을 시작한 30명 등 모두 60여명의 작가들의 작품 200여점으로 꾸며졌는데요. 5만원부터 150만 원 대 작품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이루어져 있었고요. 또 작가 중심의 장터인, 만큼 작가들이 고객들과 소통하는 아티스트 토크와 특별 강연, 미디어 작가이자 음악가인 작가가 디제잉과 연주하는 일렉토닉 품바 등 선보여, 장터를 찾은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미술 작품을 관람하고, 또 구매하는 장터이기도 했지만, 여러 행사로 인해 하나의 흥겨운 축제 같은 분위기였을 것 같아요. 구기자, 그럼 이번에 행사가 열린 부산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같은 백화점에서도 그와 비슷한 행사가 열리고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네. 지난해 광주의 S백화점에서 작가가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며 미술품을 직거래 할 수 있는 작가 미술장터가 열렸는데요. 생활공간에 예술 작품을 설치해 일상의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전시로, 전시된 작품을 자신의 생활공간에 가상으로 설치해보는 아트 컨설팅을 통해 관람객에게 보다 적극적인 체험형 작품 관람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의 생활공간을 찍어 업로드 하면, 그 곳에 가상으로 작품을 설치해 볼 수 있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지난번에 장바구니즈를 통해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체험형 마케팅이 대세잖아요. 그런데 미술품도 체험형 작품 관람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군요. 직거래 미술 장터지만, 백화점에서 열려서 그런지, 기존의 아트페어와는 다르게 좀 특별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구현화 기자 ▷ 네. 일단 미술품거래의 수익금 전부를 해당 작가에게 지급해, 작가의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구조로 진행이 되었고요. 국내, 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는 물론, 이제 막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젊은 작가도 참여가 가능했습니다. 또 작가들의 애장품 및 서적, 작업도구를 판매하기도 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제 막 시작하는, 또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무명작가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행사가 되었을 것 같은데요. 또 다른 백화점에서는 유명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죠?

구현화 기자 ▷ 네. 유명 화가들의 작품 전시로 입소문 L백화점의 경우, 아예 미술품 경매 행사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는데요. 미술품 경매사와 함께 진행하고요. 경매 진행 작품을 미리 관람한 고객들은 누구나 모바일 혹은 온라인을 통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경매 대상이 유명작가들의 작품인 만큼, 그 규모도 상당하겠어요.

구현화 기자 ▷ 네. 경매 진행 작품은 총 6억 원 규모에 달하는 500여점으로, L백화점의 잠실점 아트홀에 전시되었는데요. 대표 작품은 천경자, 이대원, 김종학, 박항률 등 국내 인기 작가의 작품과 데이비드 걸스타인, 로메로 브리토, 쿠사마 야요이 등 해외 작가의 작품들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백화점에서 경매 행사를 기획한 의도가 있을 것 같아요. 단순히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과 경매는 다르잖아요. 

구현화 기자 ▷ 백화점 고객들 중에는 미술 작품 뿐 아니라, 미술품 경매 시장에 관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관심은 있지만 막상 경매 현장의 눈치작전 등에는 익숙지 않은 경우, 보다 쉽게 미술품 경매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죠. 백화점 고객들에게 미술품 경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초보자를 위한 미술품 경매를 마련한 건데요.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겠어요.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네. 실제로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 가운데 최고가는 1000만 원 대, 최저가는 20만 원 대였는데요. 그렇게 기존 미술품 경매와 달리 저렴하고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들을 내어 놓아,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췄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보통 경매는 부담스럽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음 행사에 참여해보시는 게 좋겠어요. 구기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그 방법도 알려주세요.

구현화 기자 ▷ 이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경매의 경우,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요. 참여를 원하는 경우, 해당 사이트 온라인 경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만 하면 참여가 가능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알아본 것처럼, 백화점들은 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미술 전시회와 경매 같은 문화, 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호텔도 살펴볼게요. 구기자, 호텔은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지난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2층 연회장에 가로 120.7㎝, 세로 96.9㎝ 오드리 헵번 초상화, 미국 대표 팝아트 화가 앤디 워홀의 초상화가 전시되었습니다. 모두 국내 대표 서양화가 김동유 작가 작품들인데요. 그는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메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라는 작품이 당시 경매 추정가의 25배인 3억 2000여 만 원에 낙찰되며, 크리스티 스타라는 별명을 얻은 작가이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유명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집 근처 호텔에서 볼 수 있다니, 영광인데요. 호텔 측에서 일부러 이런 행사를 계획한 건가요?

구현화 기자 ▷ 네. 이 호텔은 지난해 제16회 아시아 호텔 아트 페어를 개최했습니다. 갤러리들이 모여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 페어 행사를 호텔에서 여는 것으로, 2008년 일본 뉴오타니 호텔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요. 호텔 로비와 7층에서 9층까지의 객실 전체, 2층 연회장에서 아시아 70여 개 갤러리에서 공수한 작품 1800여 점을 전시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서 S백화점에서 개최한 아트 페어와 비슷한 건가 봐요. 하지만 백화점과 호텔은 공간 활용 면에서 다르지 않을까요? 그 전시 기간 동안 작품이 전시된 객실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숙박객들에게는 제공되지 않나요?

구현화 기자 ▷ 네. 해당 객실은 숙박을 위해 제공되지 않고, 전시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오롯이 전시와 판매를 위해 객실 공간을 내어놓은 것이죠. 그리고 이번에는 작품 전시 뿐 아니라 마르코 산타니엘로, 안준, 김준성, 최영돈 등 작가와 만남도 진행되기도 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호텔은 올해는 핑크 아트페어 전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규모 행사장에서 개최된 아트 페어만 보다가, 이렇게 호텔 객실 안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요. 백화점 뿐 아니라 호텔까지, 유통업계가 미술에 푹 빠졌어요. 구기자, 다른 호텔도 마찬가지인가요?

구현화 기자 ▷ 네. 서울 강남의 다른 호텔도 이름을 바꾸면서, 1층에 1983㎡ 규모의 전시 공간 아트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첫 전시 주제는, 더 뉴 비전 : 바우하우스에서 인공지능까지로, 바로 지난주까지 전시했는데요. 현대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인 라즐로 모홀리 나기의 작품을 양민하 등 국내 작가 8명이 재해석한 전시입니다. 앞으로도 디자인, 패션,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가 연 3~4회 진행될 예정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호텔이 단순 숙박시설에서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행사도 계획되어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네. 지난해 10월 21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전문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아트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트 여행은 호텔 내 아트센터 관람부터 시작하고요. 호텔 로비와 클럽 라운지,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전시된 에드 루샤, 피카소, 프랭크 스텔라, 도날드 술탄, 아르망, 재스퍼 존스, 최인수 등 약 30여 개의 작품을 감상하게 됩니다. 이후, 미술 공예품으로 조성한 길인 아트 워크로 이동해, 김희경 작가의 블룸, 양민하 작가의 집+적, 김병호 작가의 트리플 가든, 전준호 작가의 하늬바람 등을 둘러보게 됩니다. 아트여행은 패키지 및 단독 투어 두 가지 형태로 예약할 수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이런 작품들의 전시가 호텔에게는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고객들을 끌어들임과 동시에, 호텔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주기도 하죠?

구현화 기자 ▷ 네. 실제로 인천 중구에 있는 리조트에는 국내, 외 유명 작가 작품 2700여 점이 곳곳에 걸려 있어, 거대한 미술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한데요.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작품 값이 비싼 데이미언 허스트의 골든 레전드,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거대한 호박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맞아요. 내부에서 전시하고 판매하는 미술작품들로 인해, 호텔과 백화점, 리조트들이 그 전과는 다른 브랜드 가치를 키워가고 있는 것 같아요.

구현화 기자 ▷ 그렇습니다. 백화점과 호텔이 국내 고객들에게는 세계적인 작품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아트테인먼트 장소가 되기도 하는 건데요. Art와 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아트테인먼트는 연예, 오락, 문화의 지칭을 넘어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고급화를 지향하기 위한 브랜드로, 유통업계의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 되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미술품과 사랑에 빠진 유통업계. 그리고 그로 인해 예술을 가까이하게 된 소비자들. 아트 마케팅은 양쪽 모두에게 좋은 전략이 된 것 같은데요. 이제 멀리 가지 말고, 집 근처 백화점과 호텔에서 다양한 미술 작품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어요. 장바구니즈.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구현화 기자, 정보 감사합니다.

구현화 기자 ▷ 네. 감사합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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