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취업난 속 청년 건강 적신호

취업 생존경쟁에 건강 챙길 여유 없어…위장질환·정신질환 급증

취업 준비를 하는 20대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시기이지만,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질환과 위장질관을 많이 겪는다고 합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본인은 건강하다고 생각해 건강을 챙기는 않는 것도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 통계지표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요양급여비용 증감률에서 20대의 증가율이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연간통계에서는 20대 증가율이 30.8%로 30대 21.1%, 40대 20.3%, 50대 26.8%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7년 상반기 진료비 통계지표자료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요양급여 비용의 증가는 그 연령 대의 병원 이용 빈도 및 의료비 지출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2016년 사망원인 통계’에서도 20대의 고의적 자해(자살) 구성비가 가장 높았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 또한 3위를 차지하는 등 20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는 것이죠.

이에 대해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김진리 과장은 “20대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면 ‘젊음=건강’이라는 공식에는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최근 20대들은 ‘N포 세대’라는 말처럼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데,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몸은 물론 마음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20대의 건강지표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위장질환이라고 합니다. 20대의 사망원인 3위는 암인데, 그 중 위암은 백혈병(1.1명)과 뇌암(0.5명)에 이어 사망원인 3위(0.3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암은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이 여러 단계에 작용해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20대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위암 발생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학업이나 취업 준비에 바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 ‘혼밥’ 등으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에 의하면 ‘혼밥’ 으로 식사를 대충 하게 된다는 답변이 35.8%,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게 된다는 답변이 1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식습관으로 인해 신선하지 못한 음식의 섭취, 염분이나 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음식(포장된 육류제품, 훈제육 등)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위암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쿡기자의 건강톡톡] 취업난 속 청년 건강 적신호20대의 잘못된 식습관은 단순히 위암 위험성을 높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은 지난 2016년 20대 환자수는 34만3736명으로 2012년 대비 20.6%가 늘었습니다. 이는 10대(11.8%)는 물론 30대(8.3%), 40대(16.0%)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또 장염 또한 비슷합니다. 2016년 환자는 65만6303명으로 2012년 대비 28.4%가 증가했는데 이 또한 10대(9.6%), 30대(23.7%), 40대(25.6%)보다 높습니다.

20대의 건강 악화는 신체뿐만이 아닙니다. 2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인데, 이는 20대가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반증입니다.

자살 외에도 20대들의 정신질환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 2015년 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세 주요 우울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이들은 2만7642명으로 2011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특히 자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이 20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20대의 정신건강이 한계에 달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20대의 건강이 점차 악화되는 것은 그들 잘못만은 아닙니다. 김진리 과장은 “건강은 한 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20대 스스로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원 위장질환은 건강한 식생활 유지가 중요합니다. 아침식사 결식률이 다른 연령에 비해 가장 높은 20대는 삼시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식사 시간은 최소 15분 이상 넉넉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식단은 인스턴트는 피하고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든 음식을 다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김진리 과장은 “우울증과 불면증 등 정신질환 증상이 발생하면 숨기지 말고 주위에 알려 도움을 청해야 한다. 또한 불규칙한 생활 습관은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려 감정 변화가 커져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만큼 주저하지 말고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증상이 계속 되는데도 수면유도제 등에 의존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어서 한 달 이상 불면증이 지속되면 수면장애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진료를 꼭 받아야 합니다.

이어 김진리 과장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기적인 검진으로 병을 사전에 발견, 조기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20대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이를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라의 중추인 20대가 건강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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