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성인 ADHD’를 들어보셨나요?

성인 ADHD ‘나를 바꿀 것인가, 환경을 바꿀 것인가?’

일반적으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이하 ADHD)에 대해 전문가들은 ADHD를 ‘고장난 발동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ADHD 환자는 잠시도 집중하기가 어렵고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돌아다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처럼 주의력이 결핍돼 있어 과잉행동을 합니다. 

이 질환은 아동기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죠. 실제 오랫동안 ADHD는 아동들에게만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보통 초등학교에서 입학하게 된 이후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집이나 비교적 아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한 유치원에서는 ADHD의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규칙이 엄격한 학교에서는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아동기에 ADHD 진단을 받았더라도 시간이 지나서 청소년기, 그리고 성인기에 접어들면 ADHD의 특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눈에 띄는 산만한 행동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울증이나 사회생활 부적응을 호소하는 성인들 중에 주의력 결핍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어린 시절 ADHD의 특성을 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잉행동이 나타나지 않기에 ADHD를 극복했다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차분해졌을 뿐 주의력 결핍의 문제는 여전한 것이죠. 따라서 지금은 성인에게도 ADHD 진단을 내리고 그에 적절한 치료가 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 (이하 ADHD)’로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2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19세 이상의 성인만을 살펴보았을 때는 56.1%가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아동의 ADHD의 주요 특징은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이다. 산만하게 돌아다니고 주변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거나 자주 싸움에 휘말리는 등 문제행동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그러나 성인의 경우는 주의력 결핍이 주요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일례로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몇 분 이상 상사의 말에 집중하기가 어려워 계속 다른 생각이 든다면 주의력 결핍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주의력 결핍 때문에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은 일의 체계를 세우고 계획성 있게 실천하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하죠.

막상 코앞에 닥치면 잘 해내기도 하지만 일에 펑크가 자주 나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또한 약속 시간을 잘 지키지 않으며 정리정돈도 힘들어한다. 단지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원래는 잘 했던 사람이 우울하기에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도 아니며, 어린 시절부터 늘 반복돼왔던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쿡기자의 건강톡톡] ‘성인 ADHD’를 들어보셨나요?이러한 특성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본의 아니게 게으르거나 무능력한 사람으로 오해와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울하기도 하고 계속 참기만 하다가 감정을 한 번에 폭발시키기에 충동적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있다면 성인 ADHD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DHD가 과연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을 비롯해 물리학의 천재 아인슈타인, 작곡가 모차르트, 화가 피카소 역시 성인 ADHD라고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김지연 과장은 “실제 ADHD는 늘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의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단지 현대사회가 규칙과 제도, 조직과 체계를 강조하는 탓에 ADHD가 이상하게 보일 뿐이니 그 자체로 질병이나 장애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ADHD를 치료할 것이 아니라 ADHD로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주어야 한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 환경을 바꾸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니던 회사를 나와서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직업이나 일(주로 활동적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이러한 경우 자신의 ADHD 증상을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증상 자체를 고친다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훈련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지키는 연습, 집중력을 키우는 연습, 타인의 비난을 듣고 좌절해서 우울해지거나 충동적이 되기보다는 스스로를 인정하고 다독거리는 다양한 방법들이 필요합니다. 김지연 과장은 “약물치료로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으나 완벽하게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도 노력하고 연습하는 동시에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때에 따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고 당부합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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