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괴물 En선생은 성폭력 상습범”

최영미 “괴물 En선생은 성폭력 상습범”시인 최영미(57) 씨가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문단 내 성폭행 문제를 고발한 시 ‘괴물’로 최근 화제에 선 인물이다. 

최씨는 6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등단 후 목격한 피해 사례를 낱낱이 공개했다.

최씨에 따르면 만행은 주로 회식자리에서 이어졌다. 평론가나 중견 문인, 문예지 편집위원 등이 젊고 혼자 사는 여성 문인을 상대로 성적 요구를 했다. 피해자는 수십명에 달했다. 최씨도 이 같은 요구를 숱하게 받았다.

최씨는 “등단할 때 30대 초반이었는데 (문화가) 일상화돼있었다”며 “94년 시집을 냈다. 93년 전후로 술자리에 많이 드나들었는데 그 때 목격한 풍경은 굉장히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단이 이런 곳인줄 알았다면 제가 정말 왔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단은 이런 문화를 당연시했다. 거절하면 오히려 ‘낙인’으로 찍히는 시대였다. 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건 고사하고 책을 내려고 원고를 보내면 퇴짜를 맞았다. 어렵사리 책을 내도 서평 한 줄 적히지 않았다.

이런 일이 10~20년 이상 지속되면 작가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최씨는 이것을 ‘복수’라고 표현했다.

그는 언론을 꼬집기도 했다. 평론가들 말을 곧이 곧대로 듣는 문학기자들도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괴물’ 속 En선생 당사자로 알려진 시인이 과거 일을 뉘우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구차한 변명’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당사자가 제가 시를 쓴 사람이라면 굉장히 구차한 변명이다. 그는 상습범이다”며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다. 저도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괴물’은 최씨가 지난해 9월경 문예잡지사로부터 ‘페미니즘’에 관한 시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쓴 작품이다. 그는 내용을 고민하다 (성폭행)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라는 생각에 괴물을 썼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잡지사 청탁을 10년만에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장기간 청탁을 받지 못한 것도 성적 요구를 거절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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