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vs돌풍... 정현, 샌드그렌 기세 넘어라

돌풍vs돌풍... 정현, 샌드그렌 기세 넘어라

돌풍vs돌풍... 정현, 샌드그렌 기세 넘어라

두 이변의 주인공이 조우한다. 정현과 샌드그렌이 4강행 티켓을 걸고 맞붙는다.

정현(58위)은 22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현 14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인이 그랜드슬램 대회 8강에 오른 건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정상을 노리는 정현의 눈은 벌써 24일 8강전에 향해 있다. 상대는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이다. 샌드그렌은 지난해 9월에야 랭킹 100위권 안에 진입할 정도로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경험도 없다. 그러나 방심은 곤란하다. 그 역시 이번 호주오픈에서 정현과 함께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샌드그렌은 16강에서 세계랭킹 5위 도미니크팀(오스트리아)을 3-2 풀세트 접전 끝에 꺾었다. 앞선 64강전에선 막시밀리안 마터러(94위·독일)을 3-1로, 32강에선 세계랭킹 8위 스탄 바브랑카를 3-0으로 완파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자신보다 상위랭킹에 있는 선수들을 하나둘 잡아내며 ‘도장 깨기’ 중인 샌드그렌이다. 정현이 조코비치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듯이 얼마든지 샌드그렌도 상위랭커인 정현을 잡을 수 있다. 정현으로선 뒤를 재지 않고 모든 것을 샌드그렌전에 쏟아부어야 한다. 

샌드그렌은 188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 서브가 강점이다. 16강전에서 팀을 상대로 기록한 서브 에이스만 무려 20개에 달한다. 이번 대회 평균 10개 이상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 중이다.

물론 정현이 방심하지 않고 32강, 16강전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승기는 정현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정현은 32강에서 강서브가 주특기인 세계 4위 즈바레프를 꺾었다. 샌드그렌이 즈바레프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만큼 적응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정현은 지난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ATP 투어 ASB 클래식 1회전에서 샌드그렌에 2대1로 승리한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정현이 샌드그렌을 넘는다면 다음 상대는 세계 2위이자 테니스의 황제인 로저 페더러일 가능성이 높다. 또 한 번 세계 정상급 선수와 자웅을 겨룰 수 있다.

정현이 샌드그렌을 넘어 ‘킹슬레이어’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까. 팬들의 시선이 24일 호주로 향해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