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환자 2명 중 1명, "앉아서 일한다"

허리 환자 2명 중 1명,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도 허리통증이 발생한다. 한 척추관절병원 설문조사 결과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명 중 1명(약 54%)은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직업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시간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앉아 있는 자세가 허리 긴장을 물론 노화를 가속화하고 척추에 무리를 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척추질환자 53.3%, ‘주로 앉아서 업무’

연세바른병원은 지난해 5월 허리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161명(무작위 선정)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3.3%가 운전 등‘주로 앉아서 업무를 본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응답자 중 48.9%가‘하루 평균 4시간 ~ 8시간 앉아 있는다’고 답했으며, 17.8%는 ‘8시간 이상 장시간 앉아 있는다’고 답해 앉아 있는 시간이 허리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허리는 건물의 기본 뼈대와 같이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위로는 목과 머리를 받쳐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아래로는 걸음걸이 및 하지 활동을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앉아있는 자세는 몸의 하중이 오롯이 척추 뼈에 실리면서 서 있을 때보다 약 40% 이상의 압력을 가한다. 여기에 다리를 꼬거나 자세가 구부정하면 허리로 전달되는 압력은 더욱 심해진다.

척추에 무리가 오는 것을 방치하게 되면 허리부터 엉덩이 부위 엉치 통증이나 종아리, 발 쪽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다리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빠지거나 다리를 저는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등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허리통증, 방치하면 ‘만성통증’으로 이어져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이 다소 심해지기 전까지 방치한다는 점이다. 허리나 엉덩이 등의 통증은 누구나 한번쯤 겪을 만큼 흔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해지기 전까지는 통증을 참는다. 이는 곧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만성통증은 점점 통증에 대한 자각도가 떨어지고 익숙해져, 나중에는 더 강한 통증이나 증상이 나타나야지만 상태를 인지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재활 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가 우선된다. 만약 별다른 차도가 없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자세 영향을 많이 받는 척추질환은 평소 운동 및 자세를 통한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먼저, 오랜 시간을 앉아서 업무 보는 직장인들은 딱딱한 의자보다는 푹신한 방석을 사용하고, 한 시간에 한 번쯤은 자세를 바꾸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깍지 낀 양손을 머리위로 쭉 뻗어 5초간 유지 후 다시 바닥으로 뻗어 5초간 유지한다.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는 몸의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 골반의 균형이 무너지고 척추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한다. 평소 걷기나 수영, 고정자전거 등 꾸준히 운동하면 척추 주변의 근육을 단련시켜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된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하루 반나절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 신경 압박으로 인해 척추 질환이 나타나기 쉽다. 가급적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 자세는 피하는 게 좋으며, 중간중간 자리에서 일어나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며“허리나 엉덩이, 다리에 쿡쿡 찌르는 통증이 느껴지거나 앉아 있는 자세가 불편할 경우 병원에 내원하여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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