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호반건설, 업계 3위 대우건설 인수 추진에 업계 ‘설왕설래’

중견건설사 호반건설, 업계 3위 대우건설 인수 추진에 업계 ‘설왕설래’

호반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시공 순위 3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나섰다. 이 매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업계 13위의 중견 건설사가 3위의 대형건설사를 인수하게 된다.

건설업계 및 금융투자업계는 호반건설의 이같은 움직임에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늘 실속만 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적격후보에 포함됐던 중국계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은 본입찰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단독입찰도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최종 매각 조건과 가격 등 인수 조건에서 산은 측과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호반건설은 애초 대우건설 예비입찰에서 인수액으로 1조4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기대 금액(2조원)에 비해 크게 밑돌았다.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회사다.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로 대중들로부터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7조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중소 지방 건설사가 전국구에서도 유명한 건설업체가 된 것이다.

호반건설은 사업 구조가 국내 주택사업 위주로 편중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 등으로 영역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호반건설에 인수될지는 좀 더 신중하게 봐야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호반건설은 M&A(인수합병) 이슈에 마다 손을 뻗치고 있지만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SK증권, 한국종합기술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으나 본 입찰 직전에 포기하거나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 협상이 불발됐다. 지난 2015년엔 금호산업 인수전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예상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적어내 불발된 적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에 들어가면 우선 해당 기업의 내부 정보를 볼 수 있다. 또한 입찰가를 낮게 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이득을 보려는 것. 인수가 안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상열 회장이 자수성가 오너라는 특성 때문에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호반건설의 자산 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결국 재무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산업은행에 매각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달 2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수 합병과 관련해서는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같은 소식을 언론으로 접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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