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방 보고서] ‘슬기로운 감빵생활’ 선택지 없었던 반쪽 엔딩

‘슬기로운 감빵생활’ 선택지 없었던 반쪽 엔딩

[막방 보고서] ‘슬기로운 감빵생활’ 선택지 없었던 반쪽 엔딩

△ 첫방 시청률 = 4.6% (2017년 11월 22일)(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 막방 시청률 = 11.2% (2018년 1월 18일)

△ 최고 시청률 = 11.2% (16회)


△ 막방 감상 포인트

- 김제혁(박해수)이 염반장(주석태)의 협박에 대처하는 방법.

- 경찰의 함정 수사에 걸려 출소 직후 검거된 해롱이(이규형)의 후일담.

- 시간이 지나 김제혁이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날, 감빵 동료들의 모습 비춰질까.


△ 막방 요약

- 김제혁 주변인을 괴롭히는 염반장의 작업이 계속 이어짐. 법자(김성철)가 징벌방에 간 데 이어 유 대위의 재심을 증언할 증인들을 협박. 장기수(최무성)의 가방에 담배를 몰래 넣어 징계를 유도하고, 똘마니(안창환)를 폭행하기도.

- 참다 못한 김제혁이 염반장을 찾아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봄. 3억을 입금해 달라는 요구에 응함.

- 3억 원이 입금된 이후에도 염반장은 제혁의 동생 식당을 언급하며 협박. 결국 김제혁은 야구를 포기할 각오를 하고 한밤중 아령을 들고 소각장으로 염반장을 불러냄. 폭행하려던 직전 소각장에 있던 무기수 어르신이 제혁을 대신해 폭행.

- 알고 보니 제혁은 3억 원을 요구하는 염반장의 말을 녹음함. 또 염반장이 확인한 계좌내역도 이준호(정경호)가 바꿔치기한 가짜 서류로 밝혀짐.

- 장기수는 가석방 심사는 탈락했지만, 성탄절 특사로 출소. 유 대위는 재심 신청이 인용됐다는 서류를 받고 오열.

- 제혁은 교도소장을 위해 언론 인터뷰에 응하고 홍보 영상을 찍음. 다음날 출소해 어머니와 변호사, 지호를 만남.

- 시간이 흘러 2018년 10월. 김제혁은 한국시리즈에서 1군에 올라감. 10: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 그의 모습 너머로 새 응원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울려 퍼짐.

- 자신이 싫어하던 팽 부장(정웅인)처럼 변한 이준호가 교도소에서 일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끝.


△ ‘슬기로운 감빵생활’ 총평

- 결국 드라마 전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개인의 의지. 갑자기 찾아온 불행과 불운들을 모두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하는 김제혁에게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흐르고, 긴 시간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화된 모습을 보여준 장기수는 딸을 만나 행복한 인생을 예고함.

- 반면 마약을 끊지 못한 해롱이를 비롯해 대다수는 교도소의 경험과 별개로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보여줌.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권선징악과는 다른 차원의 메시지.

- 초반부 차갑고 어렵게 느껴진 이야기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친절하고 쉬운 이야기로 바뀜. ‘응답하라’ 시리즈의 스타일에서 벗어나려고 한 시도가 실패한 것으로 추측.

- 마지막회에 해롱이 후일담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온 것 역시 드라마를 바라보는 제작진의 이중적인 태도 때문. 대중성을 위해 공감하고 응원하고 싶은 해롱이 캐릭터를 보여줬지만, 마약에 대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해롱이를 새드 엔딩으로 소모함. 시청자로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음.

- 방송 내내 ‘범죄자 미화’를 의식해야 했던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

-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넘쳐났던 ‘응답하라’ 시리즈와는 달리,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선악이 뒤섞인 감옥에 대한 이야기. 가끔씩 낯설고 불편한 전개 방식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모든 시청자가 재밌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기 어려웠음.

- 드라마 배경을 기존의 하숙집, 골목길에서 감옥으로 바꾼 건 개인이 아닌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추측. 가난, 직장 비리, 군부대 폭행, 마약 중독 등 우리 사회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의 사연으로 풀어냄.

- 또 다양한 시간대의 이야기를 통해 친구들의 삶을 긍정적이고 진정성 있는 시각으로 조명했던 것이 ‘응답하라’ 시리즈였다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수형자들의 인생과 사연을 들여다보며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이 가능했음.

- 네티즌들은 해롱이를 비롯한 동료들의 후일담이 빠진 반쪽 엔딩에 실망하는 분위기. 교화가 그만큼 힘들다는 제작진의 의도를 담은 것으로 추측하는 반응도 다수.


△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남긴 세 가지

①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니어도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신원호 PD의 능력.

② 감옥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릴수록 드라마 제작 난이도는 극상으로 올라간다는 사실.

③ 엔딩에서 결국 김제혁 팬질을 완성했을 정도로 야구를 향한 제작진의 엄청난 애정.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디자인=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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