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안철수·유승민의 ‘정치실험’, 포마토와 톰테이토 사이

안철수·유승민의 ‘정치실험’, 포마토와 톰테이토 사이

[친절한 쿡기자] 안철수·유승민의 ‘정치실험’, 포마토와 톰테이토 사이포마토(pomato)와 톰테이토(tomtato). 줄기에는 토마토가, 뿌리에는 감자가 열리는 작물들입니다. 각각 유전자조작과 접붙이기라는 ‘이종교배’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겉모습은 같았지만 차이는 컸습니다. 포마토는 외면받아 상용화되지 못했습니다. 맛 때문이었습니다. 포마토에 열린 토마토에서는 토마토 맛이 나지 않았고, 감자에서는 감자 맛이 나지 않았죠. 그러나 10년 넘는 연구 끝에 톰테이토에서 기존 작물에 뒤지지 않는 품질이 구현됐고, 상품으로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두 가지 열매를 수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요. 정치권에서 ‘합리적 중도’와 ‘개혁 보수’라는 가치를 한 정당에 담겠다는 도전이 18일 공식 선언됐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통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책, 비전이 다른 두 정당이 힘을 합치는 새로운 ‘정치실험’이 시작된 것입니다.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정치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새정치’를 실험대에 올렸습니다. 구태정치와의 결별을 강조하며 기존과는 다른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죠.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과 탈당, 국민의당 창당 등 정치권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워갔지만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대선에서는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등으로 구태정치와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유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을 탈당, 지난해 바른정당을 창당했습니다.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세우고 기존의 보수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지율은 지지부진했고, 큰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소속 의원들은 친정인 자유한국당(한국당)으로 대거 이탈했습니다. 

실패를 딛고 새로운 토양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당의 분골쇄신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상황에서 균형을 맞출 야당의 역할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통합선언문에서 “유능한 대안정치를 보여주겠다”며 “국익을 기준으로 정부·여당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바른 협력과 견제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정책입니다. 교육, 가상화폐, 최저임금 등 현재 논란이 되는 정책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죠. 단순한 정책 비판만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듭니다. 

두 당의 정책적 차이 또한 넘어야 할 산입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 지지기반이 달라 불협화음이 일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실제 대북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했다고 하는 국민의당과 강경책을 주장하는 바른정당 사이에는 조율해야 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단순히 의석수 합치기가 아닌 당 대 당의 통합이 되려면 정책과 비전 역시 하나로 모아야 하죠. 

두 정당은 기대와 우려, 그리고 반발을 안고 출발점에 섰습니다. 두 가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얻은 국민의 지지와 공감만이 포마토가 아닌 톰테이토로 튼튼하게 자라나는 자양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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