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베테랑’ 양동근, 은퇴는 멀었다

‘발전하는 베테랑’ 양동근, 은퇴는 멀었다

‘발전하는 베테랑’ 양동근, 은퇴는 멀었다“내가 더 잘해야 한다”

양동근은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른 서울 SK전 후 뒤 자신을 다그쳤다. 그는 이날 3점슛 4개 포함 20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3점슛을 터뜨렸고 동료들에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전천후 맹활약을 펼쳤다. 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모비스는 SK에 98대92로 승리를 거뒀다. 10연승 이후 DB, KCC 등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거듭 무릎을 꿇었던 모비스는 SK에 승리를 거두며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양동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단 이겨서 좋다”며 운을 뗀 뒤 “연승 후 경기력이 좋지 못해서 선수들 모두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래도 전반기를 우리보다 위에 있는 팀을 잡고 끝냈다는 게 고무적이다”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채찍질을 시작했다. 그는 “내가 올 시즌 기복이 심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며 동료들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이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게 슛 쏠 때 소극적이지 말라는 거다. 그런데 나  조차도 아직 슛이 안 들어가면 소극적으로 변한다. 1~2개 정도 놓치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고치려고 해도 잘 안 된다. 신경 쓰고 있다”며 자신이 안고 있는 숙제를 전했다.

양동근은 이미 모비스를 넘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전설이다. 우승 반지를 5개나 꼈고 데뷔 첫 시즌 신인왕, 정규리그 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에도 1차례 올랐다. 2016-2017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해결사다. 37세의 나이. 프로 선수로는 은퇴를 고려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기량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가 KBL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은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욕심도 많았다. 은퇴투어를 다니고 있는 DB의 김주성처럼 유력한 차기 은퇴 투어 후보라는 어느 기자의 질의에 양동근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은퇴투어를 얘기할 만큼 내가 기량이 떨어져 보이나”며 뼈있는 농담을 던진 뒤 “아직 은퇴를 생각할 때는 아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모든 걸 경기에 쏟아내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양동근은 이날 경기로 KBL 첫 번째 7000득점까지 단 1점을 남겨두게 됐다. 그는 “몰랐다. 개인 기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래 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기록”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래 농구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발전을 위한 끝없는 노력과 자기관리가 동반될 때에야 가능한 일이다. 

농구 코트를 떠나는 날, 그는 KBL에 어떤 기록을 남기고 떠날까.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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