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K리그 그라운드 공인제도, 잔디 문제 해결 될까

K리그 그라운드 공인제도, 잔디 문제 해결 될까

[옐로카드] K리그 그라운드 공인제도, 잔디 문제 해결 될까

지난해 경기장 잔디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과학적인 그라운드 평가시스템 및 공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국내 기후가 원채 잔디 관리에 적절하지 않은 터라 이번 제도 도입이 실질적인 결과물을 낼 지 관심을 받고 있다.

새로운 평가시스템은 K리그 경기장으로 활용되는 스타디움의 그라운드 상태를 더욱 엄격하게 평가해 경기품질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연맹측은 “그라운드 평가시스템과 함께 인조잔디에 대한 인증 제도를 도입해 그라운드 품질의 상향평준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잔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기후에 맞지 않는 잔디가 국내 축구경기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축구장 대부분에서 사용하는 켄터키 블루그라스는 한지형 잔디(양잔디)로 섭씨 15~25℃에서 가장 잘 자란다. 쉽게 색이 변하는 한국(조선)잔디가 축구장 잔디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르자 2002년 전후로 대부분 축구경기장이 이 잔디로 교체했다. 그러나 7~8월경 국내 최고기온이 30℃ 이상으로 치솟기 때문에 해당 잔디가 국내용 잔디로 적합하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기온이 서늘해진 10~11월에도 잔디 문제가 우후죽순 생겨났던 터라 잔디 관리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잦은 문화행사 대관, 일조량 및 통풍 부족 등 다양한 이유에서 잔디는 제대로 땅에 뿌리박지 못한다. 서울 상암동 소재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설공단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에 따르면 상암구장은 공공 체육시설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개방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문화·예술·종교행사에 대관을 해줘야 한다는 거다. 다만 매해 평균 10회 대관하던 것을 지난해에는 3회로 횟수를 대폭 줄였다고 했다. 그러나 상암벌의 ‘논두렁화’는 시즌 말미인 11월까지 이어졌다.

업계는 국내 축구경기장의 잔디 관리가 복합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축구장 잔디관리 업체에서 10여년 동안 몸 담아온 한 관계자는 “경기장마다 환경이 다르다. 잔디 온도 조절이나 배수, 통풍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아기를 키우듯 잔디를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맹측은 이와 같은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라운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 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라운드 평가시스템을 통해 K리그 경기가 열리는 천연잔디를 더욱 세밀한 기준으로 평가해 공개된다. 기존의 경기감독관 평가에 더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정량평가, 각 구단 주장의 경기 체감에 따른 정성평가 등이 반영되어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이뤄진다고 한다.

특히 올해부터 ‘하이브리드 그라운드’ 등이 도입되는 국제적 추세를 고려해 연맹은 인조잔디 제품 및 제품이 시공된 경기장에 대한 품질 기준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씨앗을 섞어 기온에 강한 잔디를 키우는 지표산파(overseeding) 방식이나 천연+인조 잔디를 섞는 하이브리드 방식은 아직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연맹과 경기장 잔디 관리 주체간 긴밀한 협조가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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