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KBL 솜방망이 처벌, 재발 방지 의지는 있을까

KBL 솜방망이 처벌, 재발 방지 의지는 있을까

[옐로카드] KBL 솜방망이 처벌, 재발 방지 의지는 있을까판정 시비 논란은 결국 추일승 오리온 감독과 이정협 주심의 동반 징계로 끝났다. 이를 두고 현장 관계자와 팬들은 KBL이 정말 오심 재발 방지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KBL은 9일 제정위원회를 열고 지난 6일 고양 오리온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심의했다. 추일승 감독에겐 “항의가 지나쳤다”는 이유로 제재금 100만원이 부과됐고 논란의 중심에 선 이정협 주심에겐 100만원의 제재금과 배정 정지 7경기 처분이 내려졌다.

발단은 이렇다. 오리온은 이날 전자랜드에 76대89로 패했다. 그런데 전자랜드가 76대68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3분41초 전 판정 시비가 일었다. 

버논 맥클린이 정영삼의 이동을 가로막는 스크린 과정에서 U파울이 불렸다. 이 때 심판진은 갑작스레 추 감독에게도 테크니컬 반칙 경고를 선언했다. 추 감독은 “항의도 하지 않았는데 왜 경고를 주냐”고 즉각 반발했다. 

이에 심판 측이 “벤치 구역을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서둘러 말을 바꿨지만 추 감독은 “경고를 받기 전엔 구역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급기야 테크니컬 반칙이 선언됐다.

또 다시 ‘불통’이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그간 숱한 오심 논란 속에서 가장 많이 화두가 됐던 건 심판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낮은 소통 의지였다. 감독들이 의아한 판정에 대해 항의하면 납득시키는 설명보단 경고를 남발하면서 권위만 내세운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달 만난 A구단 감독은 “요샌 어떤 말을 꺼내기가 무섭다. 툭하면 경고가 나온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추 감독의 사례 역시 그렇다. KBL은 재정위를 통해 “추 감독이 앞서 맥클린 공격 때 수비자 파울이 지적되지 않자 사이드라인을 넘어서며 손가락질을 했다”고 했지만 승부처에서 나온 의아한 파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감독은 없다. 심지어 강도 높은 항의도 아니었다. 재정위 결과만 놓고 보면 항의의 여지조차 막아버리겠다는 심판의 권위적인 태도에 KBL 역시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재발 방지 의지가 없다는 지적도 속속 나온다. KBL은 홈 콜 논란, 특정 팀 봐주기 논란, 승부처에서의 결정적 오심 등으로 팬들의 원성이 날로 깊어지는데도 지키지도 못할 재발 방지 약속만 되풀이하고 있다. 재정위는 이정협 주심에 100만원, 7일 배정 금지 조치를 내리며 ‘중징계’라 표현했지만 팬들은 “대체 중징계가 뭐냐”며 반발하고 있다.

징계는 원칙상 7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7일이면 13일까지 해당된다. 그런데 8일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고 12일부터 15일까지는 심지어 올스타 휴식 기간과 맞물린다. 실질적으론 2~3 경기 후엔 다시 코트에 나올 수 있다. 한 농구 관계자는 “사실상 휴가나 다름없다”며 쓴소리를 뱉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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