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또 외면당한 이청용, 뛸 수 없는 프로는 미래가 없다

또 외면당한 이청용, 뛸 수 없는 프로는 미래가 없다

[옐로카드] 또 외면당한 이청용, 뛸 수 없는 프로는 미래가 없다

이청용이 또 결장했다. 이청용 소속팀 크리스털 팰리스는 9일 영국 브라이튼 팔머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와 FA컵 64강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1대2 패배. 이날 이청용은 벤치 멤버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이청용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이청용은 리그뿐 아니라 FA컵에서도 출전하지 못하며 사실상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날 크리스털 팰리스는 후반 막바지 1대1로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공격수 투입이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이청용은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공격수로서 신뢰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청용의 직전 출전 경기는 지난해 12월31일 맨체스터 시티전이다. 당시 이청용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 출전했다. 전무후무한 연승행진을 이어가던 맨시티에 무승부를 거둘 기회를 잡은 로이 호지슨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은 이청용에게 시간 끌기 의도가 다분한 출전을 명한다. 이청용은 약 3분여간 그라운드를 밟은 뒤 쓸쓸이 퇴장했다.

이청용이 ‘제대로 뛴’ 경기는 10월25일 카라바오컵(칼링컵) 브리스톨 시티 FC 원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5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결과는 1대4 대패. 이청용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만한 경기결과다. 더구나 브리스톨 시티는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팀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도 상황이 썩 좋진 않다. 올 시즌 리그 3경기 출전에 그칠 만큼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팀 동료 구자철(14경기 출전·선발 9회)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모든 국가대표 감독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거다. 실전 감각이 없어서는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국가대표팀에서 믿고 쓸 수 없다. 당장의 몸 상태를 점검하는 데에 그라운드만한 곳이 없다.

프로는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한다. 근래 유럽 축구팀에 소속된 한국 선수들은 뛸 수 있는 무대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석현준은 2016년 1월 포르투갈 명문팀 FC 포르투로 이적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생각만큼의 출전 시간이 보장되지 않았고, 9경기 1골의 아쉬움을 남긴 채 임대 생활을 시작했다. 석현준은 자신의 몸에 맞는 팀을 찾는 듯 보였다.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데브레첸 VSC(헝가리)를 거쳐 마침내 지난해 8월 프랑스 리그앙의 트루아 AC로 임대됐다. 이곳에서 석현준은 12경기 5골을 넣으며 재기를 알렸다. 팀이 넣은 전체 득점(20골)의 4분의 1을 책임진 셈이다. 석현준은 최근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을 만나 월드컵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월드컵 본선무대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뛸 수 있는 곳을 찾아 가치를 증명했기에 가능한 자신감이다.

손흥민의 경우 차근히 자신이 뛸 무대의 급을 올린 좋은 케이스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2013년 명문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이곳에서 ‘손세이셔널’ ‘양봉업자’ 등 기분 좋은 별명을 얻으며 가치를 증명한 그는 2015년 현 소속팀 토트넘으로 적을 옮겼다. 지난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위에 오른 토트넘은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A급 공격수 다수가 포진한 팀이지만 손흥민은 당당히 경기력으로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권창훈도 소속팀 디종 FCO에서 출전시간을 보장받으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던 권창훈은 올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으며 17경기 5골로 훨훨 날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소속팀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은 지난해 말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월드컵에서 손흥민의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시즌 26경기 16골로 무서운 신예의 등장을 알린 그는 지난해 9월 허벅지 부상으로 2달여간 결장했다. 최근엔 다시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12경기 4골, 부상을 감안하면 여전히 팀 내에서 입지가 공고함을 알 수 있다.

프로는 그라운드 위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때문에 뛸 수 없는 프로에겐 미래가 없다. 이청용이 현역으로 미래를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최근 복수의 매체는 이청용이 K리그로의 유턴을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어떤 모습으로든 변화가 강요되는 상황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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