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한반도에 ‘봄날’ 올까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한반도에 ‘봄날’ 올까

[친절한 쿡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한반도에 ‘봄날’ 올까2018년 무술년 시작과 함께 얼어붙었던 남북 분위기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남북회담)이 한반도에 ‘봄날’을 불러올지 주목됩니다.

남북관계는 최근 몇 년간 악화 일로를 걸어왔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해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같은 해 11월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은 최대고도 4475㎞, 비행거리 950㎞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사거리가 1만3000㎞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워싱턴과 뉴욕을 포함한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것입니다. 또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중대 보도를 통해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실현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2월10일에는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 개성공단마저 폐쇄됐었죠.

살얼음 위를 걷듯이 위태로웠던 대북관계가 새해를 맞아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년1개월 만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이날 열리는 남북회담이 그 결과입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및 남북회담 개최를 시사했습니다. 이는 북한 군사 도발을 우려해 평창올림픽 참여를 꺼리는 국가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음날인 지난 2일 우리 정부는 북측에 남북회담을 제안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에 우리 측과의 연락채널 재개통을 곧바로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일 남북회담 개최를 수락했습니다. 이후 남북은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면서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일사천리로 만남을 준비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6일(현지시각) “남북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 바란다”며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고 언급하는 등 다른 국가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남북회담에서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 선수단 입국 경로와 개·폐회식 공동입장 등이 주요 의제입니다. 평창올림픽과 관련, 양국이 마찰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다만, 의제가 평창올림픽에서 남북관계 개선으로 넘어가면 논의가 진척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 측은 지난해 7월 북한에 제안했던 군사당국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문제를 다시 언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북측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국제적인 대북 제재 결의로 인해 진행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남북회담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높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미 지난해 7월6일 독일 베를린에서 일찌감치 북한에 평창올림픽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베를린 선언을 통해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해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올바른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 긴장과 대치국면이 전환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이때 핵 문제를 포함해 남북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 올려놓고 남북협력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남북 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을 주장했습니다. 또 다음 달 16일 설 명절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이와 관련 여야 의원들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아직 어떤 낙관과 비관도 할 수 없다. 그러나 평화는 대 대화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모처럼 맞은 남북대화 기회를 인내와 끈기로, 여야는 하나 되는 마음으로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남북 대화가 속도를 내고, 미국은 물론 주변국이 일제히 대화를 지지한다”며 “성공적인 남북대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전의 날인 9일,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남북회담에 앞서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조 장관은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남북회담인 만큼 국민 기대에 부응토록 하겠다”며 “서두르지 않고 회담에 임하겠다”고 담담하게 전했습니다. 분명 남북 간에는 팽팽한 기 싸움이 오갈 겁니다. 감정이 상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양국이 이러한 진통 자주 겪을수록 한반도 봄날이 앞당겨지지 않을까요.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