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vs액션vs판타지’ 각양각색의 12월 극장가 대전

연말 극장가를 장악할 것으로 기대되는 세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이하 ‘신과 함께’), ‘1987’(감독 장준환)은 한국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1987’은 목숨 건 투쟁으로 민주화를 일궈낸 사람들의 희생정신을, ‘강철비’는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신과 함께’는 죽은 자가 생전의 업보에 따라 저승에서 죗값을 치르는 과정을 담았다.

세 편의 영화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그린다. 소재도 장르도 제각각이라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영화를 보기 전에 참고할 만한 장단점을 짧게 소개한다.

영화 ‘1987’은 한국의 과거사를 다뤘다. 1987년 1월 14일 벌어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이어지는 6월 항쟁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수로 죽은 대학생의 사인을 은폐하려는 공안당국과 민주화 운동을 이끌고 있는 대학생, 언론자유를 외치는 기자들 등 치열했던 1980년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1987’이 재현한 1987년 당시의 모습은 요즘 세대들이 겪지 못한 아픔과 경고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박종철 열사부터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를 잇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인물들이 어떻게 한 곳으로 모이는지를 매끄럽게 보여준다. 아쉬운 점도 있다. 학생운동가 역으로 출연한 배우 강동원, 김태리의 핑크빛 감정선을 다루는 대신 민주화 운동의 실체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면 더 큰 감동이 남지 않았을까.


‘강철비’는 지금도 남북관계의 핵심이 되는 핵무기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심리전, 대한민국 수뇌부의 정치 싸움 등을 다룬다. 

비록 가상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언제든 한국이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인 것이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배우들의 호흡에 화려한 CG가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정우성의 알아듣기 힘든 북한 사투리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영화의 결말은 아쉽다.

’드라마vs액션vs판타지’ 각양각색의 12월 극장가 대전

‘신과 함께’는 사람이 죽은 후 만나게 될 이야기를 다룬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게 된 주인공 자홍이 삶에서 지었던 죄들을 지옥에서 재판받는 과정이 담겼다.

영화에서 구현한 7개의 지옥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섬세하고 기발하게 표현하고 있다. 저승에서 재판받는 주인공이 작별 인사도 못한 이승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장면은 관객들을 뭉클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주인공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배경음악은 오히려 감정이입에 방해가 된다. 특정 장면에서 CG가 과하다는 느낌을 주는 점은 아쉽다.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 사진=쿠키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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