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공한증(恐韓症)의 내력

신태용 감독, 중국 상대로 ‘두려움’ 재현할까

역사로 보는 공한증(恐韓症)의 내력

신태용 감독이 생각하는 동아시안컵은 전술 실험과 성적이다. 그러나 중국전은 이겨야 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성인대표팀은 9일 오후 4시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EAFF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18승12무2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10년 전까지 단 한 차례도 중국에 패하지 않았다. 급기야 중국은 한국 축구에 극도의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이는 병적이라 할 만큼 상당했는데, 이에서 ‘공한증(恐韓症)’이란 말이 유래됐다.

한국과 중국은 1978년부터 2010년 1월까지 총 27회 국가대표 남자 축구경기를 벌였다. 이 가운데 한국은 16승11무로, 단 한 번도 패배를 허용한 적이 없다. 1982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메르데카컵’에서 0대1 패배의 기록이 있지만,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기준 강화로 공식 경기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근래 5경기에서 2승1무2패로 호각이다. 역사상 2패를 최근 5경기에서 한 셈이다. 더구나 한국은 가장 최근 경기에서 0대1로 졌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 당시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 원정전에서 한국은 0대1로 무너졌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 한국은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0대3로 패했다.

중국전 패배는 우연이 아니다. 중국은 일명 ‘축구 굴기 프로젝트’를 필두로 자국 리그에 어마어마한 자본금을 투자하며 내수강화에 나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축구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축구선수 5000만 명 육성, 2030년까지 아시아 축구 재패, 2050년까지 세계 재패를 다짐했다. 축구개혁영도소조는 올해에만 40억 위안(약 6700억 원) 투자를 공언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한국전을 벼르고 있다. 국제적 정세 또한 이들의 정신력에 강한 힘을 불어넣는 중이다. 한국은 유럽파를 모두 제외한 순수 동아시아권 리그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신 감독은 ‘기분 좋은 징크스’의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 근래 들쑥날쑥한 여론을 긍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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