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멈춰선’ 중국 진출, 규제 완화에 다시 ‘꿈틀’

은행권 ‘멈춰선’ 중국 진출, 규제 완화에 다시 ‘꿈틀’최근 수년간 멈춰서 있는 국내 은행의 중국진출이 다시 재개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을 결정한 데 이어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의 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선 영향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위원장은 2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간담회에서 “중국 감독당국과 협력을 강화해 국내 금융사의 중국 진출 및 현지 영업관련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의 중국 점포는 올해 6월말 기준 지점 7개, 현지법인 5개, 사무소 3개로 총 15개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 말 22개에 달하던 중국 점포는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4년 말 18개, 2015년 말 15개로 줄어든 이후 제자리 걸음 중이다.

베트남의 국내 은행 점포가 같은 기간 11개 늘어난 것과 비교해 보면 국내 은행의 중국 진출이 사실상 중단돼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국가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뒤집어 졌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에게 중국 시장은 ‘계륵’과 같은 곳으로 국내 기업이 중국에 많이 진출해 있는 만큼 진출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규제가 심하고 정치 관계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이러한 중국시장에 다시 눈독을 드리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외국계 은행의 자국 은행 출자제한 등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을 철폐 또는 완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은행이 중국 현지 은행에 출자할 수 있는 비율은 최대 25%로, 내년부터 이러한 출자제한 규제가 철폐된다. 또 생명보험업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출자제한 규제 역시 올해말 51%를 거쳐 2020년까지 모두 사라진다. 

여기에 그동안 한중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한 사드 사태까지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국내 은행의 중국 진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은행권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해외진출은 지점과 사무실 위주의 방법에서 현지 법인을 인수하거나 신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더 이상 지점과 사무실 위주의 진출로는 현지에서 성공할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 정부의 출자제한 규제 완화는 국내 은행의 중국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은행 가운데 6월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은행은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대구·산업은행은 지점을 운영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 은행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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