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손호준 “지금은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 절대 쉬운 일 아냐”


시청자들이 배우 손호준을 발견한 건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서였다. 순천에서 이제 막 상경한 신입생 해태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이번엔 1999년을 배경으로 한 KBS2 ‘고백부부’에 출연해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정도면 ‘90년대 대학생 전문 배우’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지난 21일 서울 토정로 한 카페에서 만난 손호준은 “해가 지나도 대학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는 스무 살 대학생보다 서른여덟 살 평범한 가장에 초점을 맞춰 최반도 역할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최반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전 최반도가 평범한 가장을 대표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아버지만 봐도 집에 오셔서 직장에서 일어난 일을 얘기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거든요. 또 주위에 결혼한 친구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많이 봤어요. 와이프나 가족들에게 못하는 이야기를 친구들에게는 서슴없이 얘기하더라고요. 제 주변에 살고 있는 가장들의 모습을 보면서 최반도라는 친구를 더 이해하게 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백부부’는 매회 2017년과 1999년을 오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배우들도 각 인물의 20세와 38세를 동시에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설득시켜야 했다. 손호준은 비현실장면을 연기하면서 생긴 궁금증을 하병훈 PD의 도움으로 해결했다고 털어놨다.

“감독님이 각 장면의 느낌을 디테일하게 잘 설명해주셨어요. 제가 그 장면의 느낌을 잘 모를 때는 음악까지 들려주시면서 설명해주세요. ‘고백부부’에는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나오잖아요. 반도가 38세의 정신을 갖고 과거로 넘어가는 장면은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죠. 감독님이 ‘그 장면은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음악을 들려주세요. 그걸 듣고 ‘이렇게 신나는 분위기로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죠.”

손호준은 인터뷰 도중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스스로 배우라 말한다고 해서 배우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배우로서 인정받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쿠키인터뷰] 손호준 “지금은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 절대 쉬운 일 아냐”

“제가 스스로 ‘나는 배우야’라고 얘기한다고 해서 배우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시청자들이 제가 출연한 작품과 연기를 보시고 저를 배우로 인정해줘야 배우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저는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에요. 이번에 한 번 잘했다고 배우가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해요. 제가 봤을 때는 죽을 때까지 배우가 되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웃음)”

손호준은 주변에서 ‘고백부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특히 드라마를 보면서 부부관계가 좋아졌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열심히 한 것에 대해 보답 받은 것처럼 느껴졌다.

“주변에서 ‘잘 봤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전 그런 얘기들이 너무 좋았어요. ‘고백부부’를 보면서 부부 관계가 좋아졌다고 얘기한 친구도 있었어요. 10년을 연애하고 결혼한 친구인데, 두 사람이 사랑했던 처음 기억을 다시 생각나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정말 감동 받았어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끝나는 드라마가 아니라, 다시 예전 감정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죠. 저에겐 그런 이야기가 상이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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