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MS, 이젠 시청률 대신 시청자수 집계… 재방송·VOD 포함한다

TNMS, 이젠 시청률 대신 시청자수 집계

TNMS, 이젠 시청률 대신 시청자수 집계… 재방송·VOD 포함한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가 ‘다시보기 시청’을 포함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봤던 기존 방식에서 VOD 서비스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TV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TNMS가 새롭게 발표하는 데이터는 TTA(Total TV Audience, 통합 시청자수)다. 본 방송과 함께 자사 채널 재방송, 자사 PP 재방송, 타사 PP 재방송, VOD까지 하나의 콘텐츠를 감상한 모든 시청자의 숫자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TNMS 측은 15일 “시간의 제한성을 벗어나 다시보기 시청이 증대하는 시청 상황을 정확히 집계하고자, 현재 본방 시청률 중심의 시청률조사 틀을 깨고 다시 보기 시청이 합해진 TTA (Total TV Audience, 통합 시청자수) 데이터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TTA는 퍼센트(%) 단위로 표기된 기존 시청률과 달리 전체 시청자수로 표기된다. 지난 4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19회의 시청률은 15.7%였지만, TTA 방식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0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다양한 경로로 드라마를 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서도 시청률보다는 시청자수로 집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방송을 본 방송과 동일 선상에 놓고 집계하는 것이 파격적이다. 지금까지 재방송 시청률은 본 방송 시청률에 비해 낮게 평가되어 왔기 때문이다. 

TNMS 민경숙 대표는 “현재까지는 재방송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며 “본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1등, VOD는 2등, 재방송은 5~6등 시청자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VOD 시청이 ‘적극적인 다시보기’라면 재방송은 ‘소극적인 다시보기’”라며 “본 방송 시간을 놓친 시청자들이 자신과 맞는 시간대에 재방송으로 다시 본다. 같은 콘텐츠를 재방송으로 보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재방송을 집계하는 건 중복 시청자가 포함될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민 대표는 “20년 전에는 채널이 20개에 불과했고 주로 지상파 채널 3개에 집중됐다”며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중복으로 보는 시청자들이 가끔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채널이 500개가 넘고 다른 콘텐츠의 유혹이 많기 때문에 동일한 장면을 반복해서 볼 확률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복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본 방송 시청률이 바로 다음날 발표되는 것과 달리, TTA는 방송 일주일 후에 발표된다. 다시 보는 시청자를 포함하기 위해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하루 방송에 대한 평가가 아닌 콘텐츠의 전체적인 힘을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다시보기를 이용하는 시청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콘텐츠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본 방송 위주로만 평가하는 방식은 변하고 있는 시청자들을 못 따라간다”고 답했다.

앞으로 TTA 방식이 익숙해지면 콘텐츠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방송된 KBS2 ‘고백부부’ 8회의 경우 본 방송 시청률은 3.8%로 이날 시청률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다시 본 시청자를 포함하자 3위로 뛰어올랐다. 본 방송을 본 시청자 158만명의 두 배가 넘는 334만명의 시청자가 재방송, VOD로 드라마를 감상했기 때문이다.

시청률과 다른 평가가 가능해지면 중간광고, PPL 등 광고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NMS 측은 “지난 1일 광고주 협회와 MOU를 체결했다”며 “광고주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1일부터 TTA 데이터를 배포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TNMS 홈페이지에 TTA 기준으로 프로그램 순위를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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