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복용 환자단체 “약사직능 우선하는 류영진 식약처장 사퇴해야”

송병기 기자
입력 : 2017.11.14 15:31:50
수정 : 2017.11.14 15:36:52

환자단체가 지난 국정감사에서 ‘글리벡 오리지널과 제네릭에 약효가 같다’는 입장을 밝힌 식품의약품안전처 류영진 처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류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백혈병환우회와 한국GIST환우회(이하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는 지난 13일 ‘약사직능 식약처장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식약처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표적항암제 글리벡을 장기간 복용중인 암환자 6000여 명의 안전과 인권보다 약사 직능의 이익을 우선하는 류영진 식약처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는 “글리벡(성분 이마티닙메실레이트)을 복용하는 6000여명의 암환자들과 이들이 참여하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는 노바티스의 불법 리베이트 행정처분의 내용으로 과징금 처분이 아닌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와 시민단체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제네릭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더 나아가 현행 의사 중심의 상품명처방제를 약사 중심의 성분명처방제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는 “환자가 원해서 처음부터 제네릭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혈중농도에 따라 환자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적항암제, 면역억제제를 중간에 제네릭으로 바꾸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6000여명의 글리벡 복용 암환자들에게 글리벡 제네릭 복용을 강요하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는 약사 중심의 성분명처방제 도입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불신만 조장할 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는 “전 세계적으로 글리벡을 복용하는 6000여명의 대규모 암환자들에게 환자가 원하지도 않고, 의사가 권유하지 않는데도 강제적으로 제네릭으로 바꾼 전례는 없었다”고 지적학 “약은 치료적 효과가 있고, 부작용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이후에는 오리지널이든, 제네릭이든 다른 약으로 바꾸지 않는 것이 약 복용의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10월31일 보건복지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소하 의원의 질의에 대해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노바티스의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관련한 행정처분의 내용으로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한 이유에 대해 “식약처가 보는 것과 보건복지부가 보는 것은 조금 시각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식약처는 성분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지만 복지부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개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네릭) 비복용자가 약을 (제네릭으로) 바꾸면 동일성분이라도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 같다”고 답변한 바 있다.

반면 식약처 류영진 처장은 위원장에게 별도로 발언권을 요청해 “동일 성분이고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하면 오지지널과 제네릭 두 제품에 대해서는 약효가 같다는 것이 식약처 입장”이라고 말했다.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 측은 “이는 마치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네릭의 효능과 부작용에 관해 불신하고 있고,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 정책을 무시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한 것은 지극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 2014년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의약품 리베이트 투아웃제’(리베이트 1회 적발 시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 2회 적발시 건강보험 급여제외 처분을 하고, 예외적인 경우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도입할 때 기존에 복용하고 있는 약을 바꾸어야 하는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글리벡에서 다른 약제로 변경 시 동일성분 간이라도 적응 과정에서의 부작용 등 우려가 있으며, 질환의 악화 시 생명과 직결된다는 의료임상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글리벡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는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충분히 고려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류영진 식약처장은 10월31일 국정감사에서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배려해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글리벡 불법 리베이트 관련 행정처분을 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해당 글리벡 복용 환자들과 가족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환자단체는 “이러한 행보는 국민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일해야 하는 식약처장이 글리벡을 복용하는 6000여명의 암환자들의 생명과 인권보다는 약사 직능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다”면서 “약사 직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약사단체의 수장을 해야지 식약처의 수장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류영진 식약처장의 이러한 약사 직능을 위한 행보에 우려를 표명하며, 아래의 공개질의에 대한 신속한 공개 답변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글리벡 복용 환자단체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서 허용하고 있는 ±20~25% 정도의 혈중농도 차이로도 환자에게 큰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최초의 표적항암제인 글리벡과 이식 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를 처음부터가 아닌 장기간 복용으로 효능이나 부작용이 안정화된 이후에 임의로 동일 성분의 다른 약으로 바꾸어 복용해도 효과성 및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에 관한 임상적 견해를 요청할 예정이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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