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장관님, 난임 정책 이게 최선인가요?”

“장관님, 난임 정책 이게 최선인가요?”

[친절한 쿡기자] “장관님, 난임 정책 이게 최선인가요?”

저는 결혼과 동시에 주말부부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로 열심히 돈을 벌어 내 집을 마련하자고, 그렇게 소박한 바람이 있었어요. 결혼 첫 1년 동안 주말부부니까 임신이 늦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만 해도 오히려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무서워 임신이 늦어지길 바라기도 했었고요.

첫 결혼기념일에 친정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혈액 검사와 나팔관 조영술검사를 받았습니다. 나팔관 조영술 검사 결과 문제가 없었지만, 혈액검사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저 어리둥절했습니다. 의사는 여성은 남성과 달리 동난포수를 갖고 태어나는데, 제 난포수는 적다는 거예요. 너무 억울해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의사는 시험관 시술을 받을 것을 권유했습니다. 저도 동의했어요. 그까짓 시험관시술이 뭐 그리 어렵겠냐고, 이러다 쌍둥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시험관시술 결과, 첫 번째는 공난포 또는 조기배란, 두 번째 시술에서 난자를 2개 채취했지만 1개만 수정되어 이식했으나 실패했고, 세 번째에는 조기배란이어서 난자를 채취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잔 난임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도 바꿨어요. 난소기능저하의 경우 약을 고용량으로 쓰면 난소기능이 약해 견디지 못하고 조기 배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병원에서 병원을 바꾼 후 4번의 난자채취를 더 했고 4번의 이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임신이란 기적은 절 비켜갔습니다. 상당한 돈을 들여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10월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지원 대상자가 아니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통보가 날아왔습니다. 초음파나 일반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지만, 이것 때문에 병원에서 다차수자들에게 지급하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결국 저는 난임 시술을 받기 위해 회사를 관두어야만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대출을 받아야 했어요. 매월 지출되는 대출금은 100여만 원, 그리고 10월부터 들어가는 난임 시술비는 300~400만원.

어떻게 살아야하는 건지 앞이 캄캄합니다.

아이 없이 살아야 하는 걸까요? 여태껏 난임 시술에 쏟아 부은 돈만 2000여만 원입니다. 그 흔한 여행 한번 가지 못하고 뼈 빠지게 일해서 병원비로 썼습니다. 그나마 난임 지원 사업으로 받던 지원금마저 이젠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요.

남편은 항상 괜찮다고 하지만, 전 이혼을 해줘야 하나 매순간 고민합니다. 경제적으로 조금만 나라에서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건복지부에 여러 번 문의 전화도 해보았지만, 작은 개인이라 그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질 않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님께 여쭤보고 싶어요. 장관님, 이 난임 정책 정말 최선인가요? 전 이제 겨우 서른살인데.

*난임 환자가 쿡기자에게 보내온 이메일을 재구성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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