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품은 KT, 남아있는 숙제는?

대어 품은 KT, 남아있는 숙제는?

대어 품은 KT, 남아있는 숙제는?‘대어’ 둘을 한꺼번에 품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부산 kt 소닉붐은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연세대 가드 허훈과 중앙대 포워드 양홍석을 각각 1순위와 2순위로 지명했다.

허훈과 양홍석은 드래프트 최고의 대어였다. 올 시즌 1승5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잇는 kt에 즉시 전력감 선수 두 명이 한꺼번에 수혈된 셈이다. kt로선 반등을 기대할 만 하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kt의 색깔을 바꿀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기존 팀원들과의 호흡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기량 역시 프로 레벨을 상회하지는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조동현 kt 감독도 이를 지적했다. 조 감독은 “리그 판도를 뒤집어보겠다고 했지만 냉정히 말해 당장 리그를 바꿔놓을 정도의 선수들은 아니다”며 지난해 선발됐던 이종현과 최준용, 강상재도 리그를 바꿔놓겠다는 약속을 아직까지 지키지 못했다고 웃었다. 

이어 “kt가 1승5패로 뒤처져있지만 경기력이 나쁜 건 아니다. 서둘러 이들을 투입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허훈과 양홍석은 다듬지 않은 원석에 가깝다. 허훈은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 등을 거치며 다년에 걸쳐 쌓은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어 간결한 플레이가 요구되는 선수다. 양홍석은 잠재성은 풍부하지만 스몰포워드로서의 움직임엔 의문이 따른다.

팀에 녹아드는 과정에서도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허훈의 경우 kt 주전가드 이재도와의 공존 문제가 걸림돌이다. A 구단 관계자는 “kt가 대어를 얻었지만 포지션이 중복되는 선수가 많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감독은 일단 올 시즌은 이재도를 중심으로 팀을 꾸린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재도와 허훈은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며 “이재도가 공격적이다. kt 공격의 중심은 재도다. 재도를 활용하면서 힘든 부분에서 허훈이 도울 것”이라 밝혔다.

한편으론 ‘투 가드’ 운용 계획도 내비쳤다. 조 감독은 “둘 다 신장이 작지만 상대가 투 가드를 쓰면 우리 팀 역시 투 가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홍석은 스몰포워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양홍석은 당초 2m 장신 포워드로 알려졌지만 드래프트 측정 과정에서 195cm로 신장이 줄어들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당시 주로 4,5번을 봤던 양홍석이지만 프로에선 3번의 봐야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본인이 인정했듯 당장 스몰포워드로 뛰기엔 슈팅능력이 미흡하다.

조 감독은 “대학 농구에서 장점은 4~5번에서의 활약이었지만 결국엔 3번 스몰포워드로 올려야 한다”며 “그에 맞게 슛을 쏘고 수비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단번에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비시즌을 거치며 점차 바꿀 생각”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kt는 최근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허훈과 양홍석의 영입은 kt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꾸밀 기분 좋은 이슈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kt가 안정적인 강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풀어내야 될 숙제가 여전히 많다. kt와 마찬가지로 2010년 KGC 역시 박찬희와 이정현을 동시에 품었다. 

KGC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오세근을 지명하며 라인업을 더욱 두텁게 구축했다. 또한 양희종이라는 궂은일을 마다 않는 선수까지 갖췄기에 진정한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팀에 오고 싶었다”는 양홍석의 지명 소감처럼 kt는 당시의 KGC에 비해 선수층이 현격히 얇다. 미래를 위해선 허훈, 양홍석에 그치지 않고 이들과 합을 맞출 선수를 꾸준히 육성하고 영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로드맵을 그려나가야 한다. kt의 체질개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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