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피해자 A씨 "나를 둘러싼 의혹 모두 허위사실, 매장 위험 높았지만"

조덕제 피해자 A씨 영화 촬영 중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여배우 A씨가 편지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피해자 여배우 A씨의 배우 조덕제의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 피해자 본인은 편지로 입장을 대신했으며,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동위가 대신 낭독한  A씨의 편지에는 A씨의 입장과 희망이 담겼다. A씨는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기자회견에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사건이 단순 가십거리로 소비되지 않고, 영화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될 수 있었으면 한다”며 “피해자인 나를 둘러싼 자극적인 의혹들은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나는 경력 15년의 연기자이다. 연기와 성추행을 구분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강조하며 “당시 성추행을 당하게 되자 패닉 상황에 빠지게 되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제야 성추행 피해자들이 왜 침묵하고 나서지 못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나와 합의되지 않은 행동을 했고, 이것이 영화계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나는 피고인을 무고할 어떤 이유도 없다. 사고가 일어날 무렵  유명하진 않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인과의 삶에서도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한 A씨는 “피해자임에도 매장당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신고했다. 만약 피고인이 제게 밝혔던 것처럼 진심으로 사과하고 하차를 진행했다면 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지켜야 할 것이 많았다. 그러나 피고인은 돌연 하차 의사를 번복하고 추가적인 가해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선배인 피고인의 가해 행위에 침묵을 강요하는 주변의 압박이 더해지자 저는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 “울고만 지내던 어느날, 연대의 한 책임자가 찾아와 ‘잘못은 가해자에게 있다. 이 사건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다. 내가 곁에 있겠다'라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고 동기를 밝힌 A씨는 “피해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통스럽지만 가해행위가 담긴 영상을 보면서 분석했고 지난 10월 13일,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명백한 폭력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앞으로 연기에 장애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해자들에게 나는 희망이 되고 싶다. (나는)담담하거나 강한 사람이 아니다. 투사가 되기엔 마음도 약하다. 연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싸우고 연대하겠다. 여전히 고통스럽고 시원하지는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말부터 하겠다.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라고 편지를 끝냈다.

이 자리에 선 A씨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본 사건의 피고인은 항소심 재판부의 이런 판결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판결 직후 ‘세상이 무섭다’ ‘억울하다’며 여전히 자신의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드리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남배우 A 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계기가 되어 영화를 위해선 뭐든 용인될 수 있다는 이러한 생각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폭력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의식 개선을 촉구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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