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격 대령, 아들 위한 축구 골대 제작 등 부대원에 갑질 드러나

이철희 의원 “부적절 지시 알고도 대령 진급, 일벌백계해야”

최근 음주사격으로 물의를 빚고도 진급한 노모 대령이 그동안 부대원에게 갑질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사격 대령, 아들 위한 축구 골대 제작 등 부대원에 갑질 드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사진)은 9일 음주 후 해안초소에서 실탄사격을 한 군지휘관이 부대원을 대상으로 많은 ‘갑질’을 자행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육군 17사단 3경비단장이었던 노모 대령(당시 중령)은 지난 6월 음주 후 자신이 지휘하는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찾아 근무병에게 방탄모를 벗어 탄피를 받으라고 지시하고 실탄 3발을 발사한 바 있다.

노 대령은 이 사건 당시 중령이었으나, 군 당국으로부터 감봉 3개월의 징계만 받고 이달 초 예정대로 대령으로 진급하며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이 국방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 대령이 부대 부사관에게 본인 아들을 위한 관사 내 축구골대 제작과 가족들이 사용한 골프연습장의 보수작업을 지시했다.

다른 부사관에게는 관사에서 사용할 선반, 테이블, 의자 등의 제작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경비를 따로 주지 않아 해당 부사관은 사비를 들여 재료를 구입해야 했고, 완성 후 휴대전화로 제품 사진을 보냈으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제작할 것을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 대령은 관사 리모델링 후 장병들에게 청소와 정리정돈을 시키기도 했으며, 관사 안에서 흙을 밟지 않고 이동하기 위해 나무길을 조성토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적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애완견이 장염에 걸려 민간 동물병원에서 200만원의 치료비가 든다고 하자 부대 의무대 군의관에게 직접 애완견을 데리고 가 치료를 지시했을 뿐 아니라, 진료 침대에서 비타민제를 포함한 수액을 처방받게 하는 등 의무대에서 6일 동안 입원치료를 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철희 의원은 “군 당국이 해당 지휘관의 음주 실탄사격과 부대원을 상대로 한 각종 갑질 행태를 알고도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며 “간부들이 장병들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갑질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구악이자 적폐로 갑질 지휘관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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