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카탈루냐 독립과 바르셀로나 EPL 입성의 역학

카탈루냐 독립과 바르셀로나 EPL 입성의 역학

에스파냐 북동부에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이 독립투표로 한창 떠들썩합니다.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밀레니엄 최강 축구팀 FC 바르셀로나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카탈루냐가 독립에 성공하면 FC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SPL)에 남을 이유가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격해질 것은 자명한데 자칫 축구장이 전쟁터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독립투표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투표함들을 강제 수거하고 대외적으로 투표는 없을 것이라 선전하고 있죠. 스페인 마리아노 총리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은 허락되지 않은 행동이다. 국민 투표 역시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20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를 급습해 독립투표를 강행 중인 주요 인물들을 체포하고 자치정부 예산권을 몰수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탈루냐 지역 시위대 수천명은 자치정부 청사 앞에서 경찰과 격렬히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카탈루냐는 이미 독립 분위깁니다. 2014년 카탈루냐 자치정부 주도로 실시된 비공식 투표에서 무려 80.7%가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카탈루냐는 31일(현지시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민투표를 실시합니다. ‘만약에’라는 전제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카탈루냐 지역 연고 스포츠팀들의 향방이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입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하면 FC 바르셀로나, 에스파뇰, 지로나 역시 거취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들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남을 수 있지만 유럽연합(EU) 내 타 국가 축구팀으로의 이동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쿡기자] 카탈루냐 독립과 바르셀로나 EPL 입성의 역학

카탈루냐 피구에라스 체육부장관은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어떤 리그든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유럽 매체 ‘골닷컴UK’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그는 29일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이 지역 소속 3개 팀은 참가하고 싶은 리그를 결정해야 한다. 라 리가에 남아도 좋고 이탈리아, 프랑스에 편입될 수 있다. 혹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도 합류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유럽 축구리그는 국경 없이 팀을 구성해 리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나코지역 대표 축구팀 AS 모나코는 현재 프랑스 1부 리그 리그앙에 소속돼 상위권에서 활약 중입니다. 잉글랜드 리그의 경우 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일부 연고팀들이 1부(EPL)를 비롯해 다양한 리그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역시 축구·농구리그에서 안도라 지역 연고 팀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피구에라스 장관은 “유럽축구연맹(UEFA)이 유럽 내 다른 나라 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을 제재할 명분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카탈루냐의 독립을 심각히 여기는 시선도 있습니다. 수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카스티야 지역 인사들입니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 리가 회장은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축구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스페인에서 정한 법률에 의거해 합의를 도출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만약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카탈루냐 소속 팀들은 라 리가에 참가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다만 그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면서 세계 최고 인기 클럽인 바르셀로나의 ‘엑소더스’를 걱정했습니다.

카스티야-카탈루냐 대표팀격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는 세계 최고의 라이벌 매치입니다. 정치적 대립각은 이 둘의 라이벌 구도를 더욱 가속화합니다. 이로 벌어들이는 돈은 천문학적이죠.

때문에 현 스페인 축구 지도부 입장에서 카탈루냐의 독립은 달가울 리 없습니다. 행여나 바르셀로나가 EPL에 입성할 경우 스페인축구의 흥행성은 한없이 추락할 터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더비가 있지만, 엘 클라시코만큼은 아닙니다. 원맨팀 체제로는 유럽대항전에서의 경쟁력 또한 보장할 수 없습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이 모이는 축구리그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르셀로나가 합류할 경우 그 잠재력은 배가될 것이 자명합니다. 다만 영국의 ‘브렉시트’ 여파로 유럽연합(EU) 내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인접국인 프랑스 리그로의 편입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리그에는 얼마 전 네이마르, 음바페 등을 영입하며 유럽 재패를 꿈꾸는 파리 생제르맹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슈로 시작된 바르셀로나의 거취문제가 유럽축구판에 미치는 영향이 자못 육중합니다. 바르셀로나 구단측은 카탈루냐 주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어쨌든 투표는 오는 일요일에 실시됩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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