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터지는 경찰관 비리…경남경찰 왜 이러나?

잊을만하면 터지는 경찰관 비리…경남경찰 왜 이러나?

최근 들어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연이은 비리로 물의를 빚고 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경찰관 비리로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에 공분을 사고 있다.

자성(自省)의 목소리와 함께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새벽 경남청 소속 A경사가 함양의 한 펜션에 동료 경찰관들과 놀러 갔다가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술에 취한 A경사는 여성이 혼자 잠을 자고 있던 객실에 들어가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잠에서 깬 이 여성은 112에 신고했고, A경사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경사는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달 중순께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A경사는 해임됐다.

함양경찰서는 A경사를 성추행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은 원경환 경남경찰청장이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근절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헛구호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의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경사의 동료 여경 B경사가 이 사건 피해 여성을 찾아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B경사는 A경사의 부탁을 받고 지난 8일 부산에 있는 피해 여성을 찾아갔다.

B경사는 피해 여성에게 이 사건과 관련된 경찰관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피해 여성은 사건을 상담해주려고 온 경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B경사는 피해 여성에게 가해자가 동료 경찰관인데 이 문제 때문에 직장을 잃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A경사가 경찰관인지 몰랐던 피해 여성은 B경사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직장을 알고 찾아왔는지 하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A경사와 B경사를 상대로 피해 여성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등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런데 B경사가 경남경찰청 학교폭력 상담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 부서는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교내 성폭력 상담도 맡고 있어 B경사가 직무를 망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내 한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다른 부서도 아니고 성폭력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동료 경찰관의 부탁일지라도 성추행 피해 여성을 찾아가 접촉한 것은 직무를 망각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B경사의 처신과 관련해서는 경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아무리 친한 동료의 부탁이더라도 B경사의 행동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업무 관련성이 있는 업자들에게서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 간부가 해임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수수 혐의로 김해중부경찰서 소속 C경감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경감은 2009년부터 지난 1월까지 교통관리 부서에 근무하는 동안 교통시설물 업자들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뇌물수수 금액은 3000만원가량이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경찰은 뒷돈을 받은 대가로 C경감이 교통안전시설 심의 등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C경감은 지난 7월 말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된 뒤, 직무고발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축구 경기 베팅업체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2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4억원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진해경찰서 모 파출소 D경위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처럼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비리 행위가 잇따르자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와 함께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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