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결벽증·확인강박·냄새강박…강박장애란?

전문가 도움 필요한 ‘강박장애’, 불안 상황에 내성 키워야

송병기 기자
입력 : 2017.09.28 00:10:00
수정 : 2017.09.28 13:18:24

국민일보DB

‘강박’의 사전적 뜻은 ‘불합리하다고 자각하면서 어떤 관념이나 행위에 사로잡혀 억제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무언가에 압도돼 어찌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무언가’에 해당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특히 취업 스트레스와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정한 현재 모습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20~30에서 젊은 층에서 강박에 의한 장애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것으로 ‘불안’을 꼽습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건강증진의원 최중찬 원장은 “불안에 압도되도록 만드는 생각을 강박사고, 불안을 없애기 위하여 하는 특정한 행동을 강박행동이라고 한다.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은 강박장애로 진단하기 위한 주요 증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은 뗄 수 없는 짝과 같다고 합니다. 강박사고가 일으킨 불안을 강박행동이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보통 강박사고는 개인이 의도적으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머릿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생각입니다. 이 때문에 강박사고는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어떻게든 이 생각과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이죠.

최중찬 원장은 “이를 위해 다양한 행동을 시도하게 되는데 행동의 결과로 불안이 사라지게 되면 나중에는 그 행동을 똑같이 반복하게 된다. 이때 정해진 규칙이나 틀이 명확해 마치 종교의식(Ritual)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강박장애는 결벽증입니다. 이는 오염강박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병균에 오염됐고 결국 병균 때문에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순간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손이나 몸을 씻거나 빨래를 하면서 불안을 감소시키려고 합니다. 결벽증이 있는 경우 손이나 몸을 씻는 행동은 일반인들과 다르다고 합니다.  순서와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과도하게 씻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이 보는 사물이나 패턴이 비대칭일 경우 뭔가 큰 일이 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대칭강박도 있고, 자신에게 냄새가 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냄새강박도 있습니다.

또한 가스밸브,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집에 불이 나거나 물난리가 나서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게 되면 자신이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을 느껴 반복적으로 점검을 하는 확인강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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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찬 원장은 “어떻게 보면 강박장애 환자들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강박장애는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 생각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는 점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합니다.

반대로 어떤 특정 생각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해서, 결국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성격적 문제를 강박성 성격장애라고 한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엄밀히 따지자면 강박장애와는 구별되는 정신장애라고 합니다

강박장애는 종류나 원인은 다양하지만 즉각적으로는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 생각, 그리고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최중찬 원장은 “그래서 약물치료로 접근할 경우는 항불안제를 처방하는 것이 정석이다. 강박장애로 인해 우울하다면 항우울제까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항불안제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불안할 때 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불안에 둔감해지지만 강박장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 자체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불안해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심리학자들은 불안에 대한 마음의 내성을 키우도록 노출 훈련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노출 훈련은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대상이나 상황에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불안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때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고 싶겠지만, 그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반응 제지법이 사용됩니다.

행동을 못하게 하니 당장은 불안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실제 자신이 걱정하는 큰 사건(일례로 오염강박의 경우 병에 걸려서 죽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불안은 점점 감소하게 됩니다. 이러한 노출과 반응 제지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결국 불안에 대한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강박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불안을 견뎌낼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최중찬 원장은 “강박장애가 아주 심하지 않다면 혼자서도 해볼 수 있다. 노출을 통해 의도적으로 불안한 상황을 직면하고 강박행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을 반복하다보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강박장애가 아주 심하거나 오래됐다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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