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e뷰] 개막 3일 만에 펜타킬 2번… 원딜 전성시대 열렸다

개막 3일 만에 펜타킬 2번… 원딜 전성시대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 원거리 딜러의 캐리력이 중요해졌다. 대회 개막 3일 만에 2번의 펜타킬이 원거리 딜러 손끝에서 나왔다.

지난 25일(한국 시간)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 C·D조 조별예선 1일차 6경기가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의 백미는 6번째로 치러진 터키 1907 페네르바흐체와 일본 램페이지 간 맞대결이었다. 페네르바흐체 원거리 딜러 ‘파덴’ 에게 아자르 코파랄이 경기 종반 내셔 남작 둥지 앞 전투에서 신들린 듯한 움직임으로 펜타킬을 달성했다. 수세에 몰렸었던 페네르바흐체는 그의 슈퍼 플레이에 힘입어 단숨에 경기 승패를 뒤바꿀 수 있었다.

개막 후 3일 만의 펜타킬이었지만, 이번 대회 첫 펜타킬 기록은 아니었다. 이미 전날 리온 게이밍의 원거리 딜러 ‘화이트로투스’가 갬빗 게이밍을 상대로 5킬을 쓸어 담은 바가 있기 때문이었다.

유례없는 일이다. 지난 6번의 롤드컵 동안 ‘펜타킬’ 문구가 뜬 건 총 6번에 불과했다. 지난 2014년 ‘임프’ 구승빈이 2회, ‘레클리스’ 마틴 라르손이 1회 기록했고, 2015년 ‘볼즈’ 안 레와 ‘NL’ 슝 웬안, ‘소아즈’ 폴 부아예가 각각 1번씩 성공했다. 화면에 ‘펜타킬’ 문구를 띄우진 못했지만 1번의 전투에서 5명을 모두 처치한 비공식 펜타킬도 지난 2011년 ‘캔디판다’ 아드리엔 뷔벨만과 2013년 ‘겐자’ 예브게니 안드류신이 각각 1번씩 기록했을 뿐이다.

원거리 딜러의 펜타킬을 전보다 쉽게 볼 수 있게 된 건 ‘향로 메타’가 도래하면서 해당 포지션의 캐리력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롤드컵에서 사용하는 7.18 패치는 아이템 ‘불타는 향로’의 강력함이 두드러지는 버전이다. 롤드컵에 참가한 한 선수는 “그랩류 챔피언에 자신 있어 향로 메타를 파훼해보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향로가 없어서 지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결국 향로 서포터를 플레이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롤드컵 e뷰] 개막 3일 만에 펜타킬 2번… 원딜 전성시대 열렸다

자연스럽게 캐리력이 뛰어난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각광받고 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선수들이 가장 선호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은 자야(11회 선택)였다. 트리스타나(10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코그모가 5회, 바루스가 3회로 그 뒤를 이었다. 칼리스타는 3번 선택되고 16번 금지돼 100% 밴픽률을 달성했다.

이에 전투 시 원거리 딜러 의존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25일 2승을 챙긴 D조 1위 페네르바흐체는 원거리 딜러 ‘파덴’이 무려 39.3%의 데미지 딜링을 담당했다. 반면 미드라이너를 제외한 3개 포지션의 데미지 딜링 분담률은 전부 합쳐도 31.0%에 불과했다. 탑과 정글이 노골적으로 탱커 역할을 자처한 까닭이다.

C조 1위 프나틱도 원거리 딜러 ‘레클리스’가 32.1%의 데미지 딜링을 담당했다. 이는 탑 ‘소아즈’ 폴 부아예와 ‘브록사’ 매즈 브록 페데르슨이 함께 공격에서 기여한 것(30.7%)보다도 높은 수치였고다. 동시에 그가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 맡았던 역할(25.9%)보다 6.2% 증가한 수치였다.

A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승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팀 월드 엘리트(WE)는 원거리 딜러 ‘미스틱’ 진성준이 33.9%의 데미지 딜링을 맡았다. 마찬가지로 탑라이너 ‘957’ 커 창유와 ‘콘디’ 샹 런지에의 데미지 딜링 분담률을 합친 수치(33.2%)보다 높은 수치였다.

오직 B조 1위 클라우드 나인(C9)만이 정글러·미드라이너·원거리 딜러의 데미지 딜링 분담률을 25%로 맞추는 ‘탕평책’을 펼쳤다. 이들은 원거리 딜러 ‘스니키’ 재커리 스쿠데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신 정글 이즈리얼, 니달리 등을 고르면서 ‘콘트랙츠’ 후안 가르시아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콘트랙츠’도 79.9%의 팀내 최고 킬관여율을 기록하면서 보답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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