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노조, 창사이래 첫 총파업 돌입…추석 앞두고 '긴장감'

노조 "회사 이익 최대지만 임금 인상에 반영 안해"

LG생활건강 노조, 창사이래 첫 총파업 돌입…추석 앞두고 '긴장감'

LG생활건강과 노동조합과의 입금 협상이 결렬되며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추석을 앞두고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노조와 회사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파업의 원인은 임금 협상 난항이다. LG생활건강 청주공장과 면세점 노조는 이번 임금 협상에서 정기 호봉 승급분 2.1%가 포함된 13.8%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호봉 승급분 포함 5.25% 인상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애초에 3%대의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노조와의 협상 가운데 5%로 올렸다. 그러나 노조는 13%대의 인상을 고수했다. 

LG생활건강의 파업은 지난 2001년 LG화학에서 법인 분리 후 처음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4일 부분파업과 삭발식에도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LG생활건강 조합원 875명 중 청주공장 노조는 500여명을 차지한다. LG생활건강 노조는 회사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제자리라는 점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최대 수준의 이익을 거뒀지만 이를 임금 인상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6조941억원, 영업익은 880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 29%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익 2600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5.4%, 11.3% 신장하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상반기에만 3조1308억원, 영업익 4924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실적을 거뒀다. 

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사태로 중국 관광객들이 줄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사드 사태가 없었더라면 더 높은 실적을 거뒀을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노조는 매년 사측과의 소통을 통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왔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노조와 이익 공유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새로운 임금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의견을 같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파업은 추석을 앞두고 있어 추석 선물로 많이 나가는 LG생활건강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물량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청주공장이 핵심 생산 설비이므로 제품 공급 차질로 하반기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더 사가 오브 후' 등 일부 온라인으로 풀리는 물품은 제품 포장과 배송 인력 등이 부족해 상품 공급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회사 측은 일부 소량 생산 품목에 한해서만 중단했을 뿐 추석 물량을 미리 생산해 놓았기 때문에 큰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직원 파업 등으로 인한 차질도 대체인력으로 운영하며 파업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교섭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용의가 있다"며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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