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 강한 남자’ 류현진, 판은 마련됐다

‘큰 경기에 강한 남자’ 류현진, 판은 마련됐다판은 마련됐다. 이제 자신의 가치를 똑똑히 각인시키는 일만 남았다.

LA 다저스 류현진(30)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강팀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로선 반드시 넘어야 될 팀 중 하나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기선 제압을 해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류현진의 이번 등판은 결과에 따라 PS 선발을 결정짓는 가늠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에 이어 워싱턴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코칭스태프와 구단 수뇌부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만만치는 않다. 특히 류현진과 맞붙는 선발 투수 스트라스버그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스트라스버그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 중인 류현진보다도 페이스가 좋다. 지난 8월20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이후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 중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1위의 기록이다.

다저스 타선은 유독 류현진 등판 때만 인색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득점지원은 평균 3.21로 팀 내에서 가장 적다. 100이닝 이상을 던진 122명의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서도 121위에 해당된다. 

설상가상 다저스 타선은 최근 내리막을 타고 있다. 타선의 타격감을 감안할 때 스트라스버그를 상대로 다저스가 대량 득점을 뽑아낼 가능성은 적다. 류현진으로선 실점 하나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류현진이 상대하는 타선도 고민을 안긴다. 워싱턴은 팀 타율 2할6푼9리로 내셔널리그 2위에 해당되는 고타율 팀이다. 장타율은 4할5푼4리로 1위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역시 7할8푼8리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브라이스 하퍼, 대니얼 머피, 라이언 짐머맨, 앤서니 랜든 등의 강타자가 즐비하다. 특히 좌타자 킬러인 랜든은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과 2루타를 뽑아내며 악몽을 안긴 기억이 있다.

떨어진 실전 감각도 우려를 자아낸다. 류현진은 지난 12일 샌프란시스코전 등판이 갑작스레 취소된 이후 13일 시뮬레이션 피칭으로 등판을 대신했다. 실전 등판은 무려 12일 만이다. 투구 감각이 완전치 않아 경기 초반 고전할 수 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등판이지만 기대감을 주는 요소도 있다.

이날 등판은 미국 일요일 저녁에 치러지는 ‘선데이나이트베이스볼’ 경기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PS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된다.

류현진은 올 시즌 선데이나이트베이스볼로 송출된 7월31일 샌프란시스코전, 8월7일 뉴욕 메츠전에서 2주 연속 등판해 14이닝 무실점 역투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통산 선데이나이트베이스볼 기록도 좋다. 총 5경기 출연해 2승1패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 중이다. 

또 류현진은 상대 투수가 에이스일수록 더욱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였다.

올 시즌만 해도 지난 워싱턴전에서 에이스 리오 곤잘레스를 만나 7이닝 4실점 역투를 펼쳤고 7월31일 샌프란시스코 범가너와의 대결에선 나란히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투수전을 펼쳤다. 직전 등판인 애리조나전에선 잭 그레인키를 맞아 6이닝 1실점 호투했다. 

큰 경기, 그리고 에이스를 만나면 더욱 강해지는 류현진이다. 판이 마련됐으니 이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쏟아내는 일만 남았다. 기분 좋은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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