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만12세 女청소년 자궁경부암 백신 1차 접종률 58.5%

작년 만12세 女청소년 자궁경부암 백신 1차 접종률 58.5%[쿠키뉴스=송병기 기자] 만 12세 여성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무료접종 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백신(이하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인원이 지난해 9만800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보호자 10명 중 8.4명은 무료접종이라는 것을 알지만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접종을 하지 않은 인원 중 73.5%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암을 심각한 질병이라고 인식하는 보호자는 60.5%였고, 자궁경부암 백신 유용성을 인정하는 보호자는 절반에 못미치는 45.7%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대상자였던 만 12세(2003년 출생) 여성청소년 중 미접종자 보호자 1000명을 시도별로 비례할당 추출해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전체 자궁경부암 백신 대상자는 23만7000명이었고 미 접종자는 9만8000명이었다.

◇실제 부작용은 없지만 ‘부작용’ 우려는 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실제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 신고가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접종대상자인 2003년생의 1차 접종률은 58.5%로, 미접종자의 84%는 무료접종이 지원됨을 알면서도 접종을 하지 않았다.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73.5%)가 ‘예방접종 후 부작용 걱정’을 꼽았다.

보건당국은 미접종 사유는 백신에 대한 부정적 정보 노출과 신뢰 정도에 따른 부작용 우려, 자궁경부암 인식 정도, 지역 특성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뉴스와 인터넷 등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보호자들이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8.1%로, 관련 정보가 없던 보호자의 61.4%보다 높았다.

이는 보호자들이 백신에 대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접하고, 긍정적 정보(신뢰도 3.38점)보다 부정적 정보(신뢰도 3.47점)를 더 신뢰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궁경부암 질환 인식도 낮아

자궁경부암은 국내에서 매년 3500여명이 발병 900여명이 사망하고 있고,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인다. 그럼에도 질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됐다.

중요한 미접종 요인인 자궁경부암 관련 인식도 조사 결과, 자궁경부암을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는 60.5%로 위험도 인식이 높지 않았다. 또한 백신의 유용성을 인정하는 보호자도 45.7%에 불과했다.

보건당국은 자궁경부암 관련 인식이 높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후 자궁경부암 발병까지 십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므로, 만 12세인 자녀의 암 발생 위험과 백신의 유용성을 즉시 체감하지 못하는 보호자가 많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보수적인 성 문화로 인해 주로 성 접촉으로 전파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필요성을 낮게 평가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역별로 미접종 사유에 대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우려 때문에 접종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제주(88.6%), 대전(85.4%), 세종(84.8%)에서 높았다.

또한 ‘의료기관에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 라는 응답은 대전은 4.9%에 불과한데 비해 전남(28.2%), 경북(24.4%), 충남(24.4%)은 높아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각 지자체마다 접종 독려 노력에 따라 보호자의 인식도 차이가 크고, 의료기관의 접근성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건당국, 백신 잘못된 정보로 오해…안전성·효과성 적극 알릴 것

질병관리본부는 “미접종 사유를 분석한 결과 작년 6월 하반기에 시작한 신규 사업임에도 적극적인 홍보로 10명 중 8명은 사업을 알고 있었으나, 많은 보호자들이 예방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 노출이 많고 시간이 없어서 접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건당국은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된 이유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내용이 안아키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정보에 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일본 등 해외 보건당국에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 보행장애 등 증상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정확한 정보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공인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의 장애요인으로 파악된 여성청소년 보호자들의 불신과 불편을 해소해, 목표접종률 70%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육당국의 협조를 통한 안내, 우편물·SMS 등을 통한 개별 안내를 방학과 연휴 기간 전에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보호자들이 궁금해하는 백신의 효과성,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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