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당신 북한사람이야?”…도 넘은 한국당 ‘종북 피해망상증’

“당신 북한사람이야?”…도 넘은 한국당 ‘종북 피해망상증’

[친절한 쿡기자] “당신 북한사람이야?”…도 넘은 한국당 ‘종북 피해망상증’[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종북몰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입니다. 국민을 상대로 반말과 고성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15일 오전 10시쯤 충남 홍성군 홍성읍성 인근에서 열린 ‘홍성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해 “우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 소녀상은 특정인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한 시민은 “소녀상 제막식 날 왜 사드 문제를 꺼내는가”라며 “박근혜 정부 때 한국당은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를 체결했다. 그것부터 반성하고 사죄하라”고 손가락질했는데요. 홍 의원은 축사를 멈춘 뒤 “여보세요. 당신 북한 사람이냐”며 시민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사드 배치와 관련된 종북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촛불 집회에서 사드 배치 반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좌파와 강경 세력들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웃으며 보는 것은 북한의 김정은 세력일 것”이라고 주장했죠.

일부 시민단체는 ‘미군 위안 콘서트’를 반대했다며 좌파로 몰리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지난 6월 ‘미 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슈퍼 콘서트’를 계획했습니다. 콘서트 개최일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신효순‧심미선 학생 15주기와 맞물려 비난 여론이 일었는데요. 결국 의정부시는 행사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당시 한국당은 “극단 좌파 세력들의 염치없고 무례한 행동에 어이없다”면서 “콘서트 파행은 민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국정원 해체 등 북한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일갈했죠.

현 정부도 한국당의 좌파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강동호 한국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난 6월15일 열린 ‘한국당 서울시당 개소식’에서 “종북하는 문재인이 우리 보수 세력을 죽이려고 하고 있다. (한국당에게) 정치 보복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친북하는 놈(문재인 대통령)을 점잖게 상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고요.

문제는 한국당의 종북몰이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19대 대선 기간에는 홍보물을 통해 타 후보를북한과 연결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한국당 경남도당은 선거홍보물에서 1번과 3번 후보 소개란에 북한 인공기를 합성했습니다. 한국당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대선후보 앞에만 태극기가 있었죠. 색깔 논쟁이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일었습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왜곡도 있었습니다. 한국당은 지난 5월 논평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 의혹을 언급했습니다.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은 5‧18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헬기 사격을 포함한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밝혀야 한다”면서 “북한군 개입 의혹 등의 진상규명 역시 함께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등에 언급된 ‘북한군 개입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국방부와 미국중앙정보국(CIA)도 “북한군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선을 그었고요.

한국당의 지나친 색깔 논쟁은 보수당인 바른정당조차 등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바른정당은 지난달 ‘종북몰이 보수 청산 토론회’를 열고 한국당을 비판했는데요. 하 의원은 토론회에서 “극우는 좌파를 종북과 동일시한다. 세력으로서 종북은 사라졌으나 극우는 남아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종북몰이 극우 정당은 이제 해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혜훈 같은 당 대표 역시 “걸핏하면 종북으로 몰고 아무에게나 빨갱이 딱지를 붙여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도 넘은 종북몰이는 결국 한국당의 발목까지 잡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로고인 횃불 모양이 북한의 주체사상탑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는데요. 한국당 혁신위는 로고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북한과 뭐라도 좀 비슷하면 빨갱이라고 오해받을까봐 이를 없애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며 “한국당은 ‘종북 피해망상증’이라는 일종의 정신병에 걸렸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종북’은 ‘주체사상과 같은 북한의 체제를 흠모하고 그에 따르는 태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한국당은 시민단체, 정부, 국민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종북으로 규정해왔습니다. 종북으로 몰렸던 이들이 실제로 북한을 추앙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자신들과 대척점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방을 일삼은 것은 아닐까요? 한국당 스스로 되돌아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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