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군함도' 류승완 "다시 만든다 해도 지금처럼 만들 것… 떳떳해"

'군함도' 류승완 "다시 만든다 해도 지금처럼 만들 것… 떳떳해"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올해 그 어떤 영화보다 뜨거운 작품이다. 어마어마한 예산에 유명한 배우들을 기용했다는 것뿐만 아니다. 군함도라는 섬에 얽힌 강제징용의 역사를 다룬 것과 더불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까지, 영화를 본 관객들은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며 첨예하게 날을 세워 토론한다. 한국 영화 중 그 어떤 영화가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았을까. 최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완 감독은 “창작자로서 기분 좋은 일”이라고 평했다.

“유독 혹평이 크게 불거져서 많은 분들이 저를 걱정해 주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사실 제가 영화를 만든 이래로 항상 호평과 혹평은 비슷하게 존재했어요. ‘군함도’는 크게 화제가 돼서 그 양이 많아졌을 뿐, 좋은 평과 나쁜 평의 비율도 비슷합니다. 혹평은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오히려 제 영화가 관람객들이 한 번 더 토론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은 아주 기쁜 일입니다. 한 번 보고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데, 작품에 대해 곱씹고 생각한 다음 서로 생각을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죠.”

[쿠키인터뷰] '군함도' 류승완

그러나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거 스크린쿼터제 등에 관해 열성적으로 나섰던 류승완 감독이니만큼 ‘군함도’를 둘러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당혹스러운 일이다. “애초에 감독이나 제작자가 원한다고 해서 스크린을 많이 배당받기는 어렵다”고 류승완 감독은 목소리를 높였다.

“스크린이 2100여개에 달한다는 사실은 저도 개봉 당일 아침에 알았습니다. 제가 그 결과를 주도했다면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저 스스로는 단 한 번도 이 같은 독과점에 대해 찬성한 적이 없어요. 일반 관객들은 스크린 수에 제작사나 감독이 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배급 시스템을 모르기 때문에 하실 수 있는 생각이에요. 시사회를 보고 난 후에 배급사와 극장주들이 영화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자체적으로 결정을 합니다. 저 역시 한 영화가 일정 수치 이상 스크린을 독점하지 못하는, 제도적 장치가 빨리 마련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일본의 경우 영화 ‘군함도’에 관해 관방장관까지 나서 류승완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 대응에 나섰다. 류승완 감독은 그에 관해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말을 짜깁기하고 왜곡 해석했을지언정, 일본 측이 군함도에 관해 상당히 심각하게 대응하고 나선 것 자체가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현재 일본 측은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군함도의 안내문에 아직도 강제징용 사실을 표기하지 않고 있다. 줄곧 모르쇠로 일관하던 일본이 반발하고, 맞받아치는 것 자체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길이 된다는 입장이다.

“저는 다시 한 번 ‘군함도’를 만든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내용과 방식으로 만들 겁니다. 부끄럽지 않게, 제가 원하는 영화로 만들었으니까요. 다만 비판은 영화를 제대로 보신 후에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onbge@kukinews.com(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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