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별’ 이승엽, ‘별들의 축제’서 가장 빛날까

‘떠나는 별’ 이승엽, ‘별들의 축제’서 가장 빛날까

‘떠나는 별’ 이승엽, ‘별들의 축제’서 가장 빛날까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144경기 대장정을 치르는 프로야구엔 축제가 있다. 매년마다 찾아오는 올스타전은 가을야구에 대한 부담감을 잠시 내려놓고 10개 구단 선수와 팬이 하나가 돼 즐긴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그런데 이번 올스타전은 조금 더 특별하다. ‘국민타자’ 이승엽(41)이 출전하는 마지막 올스타전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이승엽은 10개 구단 팬이 두루 모인 자리에서 이별 인사를 고한다.

통산 11번째 올스타전 출전이다. 이승엽은 올스타전 팬 투표 지명타자 부문에서 104만3970표로 당당히 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올스타전 출전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음 올스타전에는 젊은 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승엽이지만 팬들의 선택은 한결같았다.

15일 열리는 이번 올스타전은 사실 이승엽을 위한 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개 구단 선수와 팬이 두루 참여하는 올스타전은 ‘이승엽 은퇴 투어’의 출발점으로 안성맞춤이다. 올스타전 장소도 이승엽의 영원한 고향 대구다.

KBO도 이승엽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승엽이 ‘주연’ 자리를 고사한 탓에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단독 사인회와 두 아들과 함께 참여하는 시타·시구·시포 행사, 그리고 헌정 유니폼 증정식이 진행된다.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운 이승엽이지만 경기의 주연 MVP에 대한 갈망은 진하다.

이승엽은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홈런, 정규시즌 MVP 5회, 골든글러브 10회 수상 등 숱한 기록을 보유 중이다. 그러나 유독 올스타전 MVP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당연히 이승엽도 올스타전 MVP에 대한 욕심이 있을 터다. 

이승엽도 첫 올스타전(1997)년 아쉽게 MVP를 놓친 것을 회상하며 “솔직히 매번 MVP를 노린다. 출전할 때마다 그렇다”며 올스타전 MVP에 대한 욕심을 넌지시 드러낸 바 있다. 게다가 이제 다신 오지 않을 올스타전이다. 그 어느 때보다 MVP에 대한 열망이 짙을 수 있다.

극적인 상황에서 드라마 같은 장면을 자주 연출한 이승엽이다. 얼마든지 임팩트 있는 경기력으로 MVP를 따낼 수 있다.

한편으로 후배 선수들의 조력도 기대된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철인’ 칼 립켄 주니어는 지난 2001년, 지금의 이승엽과 같은 나이에 마지막 올스타전에 출전해 결승포를 쏘아 올려 MVP를 수상했다. 

당시 립켄 주니어에 홈런을 허용한 투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밋밋하고 평범한 속구를 던져 립켄 주니어의 홈런 포를 유도했다. 립켄 주니어는 경기 후 박찬호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스타전은 ‘별들의 축제’로 불린다.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팬들의 선택을 받고 그라운드를 수놓는다. 올해 데뷔한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는 프로생활 첫 올스타전에 참여하는 ‘신성’이다. 그들 가운데 선 이승엽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여전한 성적과 자기관리, 프로의식 때문일 것이다. 

별은 떠나기 직전 가장 밝게 빛난다. 이승엽이 당당히 MVP를 거머쥐고 가장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을까. 

MVP. 이별을 고하는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선물임이 분명하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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