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몰카가 개그 소재?…판교 술집 표지판, 범죄 희화화 논란

[쿠키뉴스=이승희 기자] 경기 성남시 판교의 모 술집 화장실 표지판이 범죄를 희화화했다며 논란이다.

27일 새벽 12시5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판교 술집 화장실 표지판과 가게 측의 피드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판교 내 번화가에 위치한 모 술집의 화장실 표지판”이라며 “남성의 범죄는 유머화된다.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에 따르면 해당 술집은 화장실 안내 표지판으로 그림을 활용했다. 그림에는 남성이 칸막이를 기어 올라가 여성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여성을 훔쳐보는 남성 밑에는 ‘25m’라고 적혀있어 화장실 위치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른바 ‘화장실 몰카(몰래카메라)‘ 범죄를 유머러스하게 해석한 것이다. 문제는 해당 그림이 중대한 범법 행위를 장난스럽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한 20대 남성이 서울·인천지역 전동차·버스(정류장)등에서 여성들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27일 입건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지난 15일 전북 모 대학교 여자 화장실에서는 숨어서 몰래 화장실 이용객들을 찍던 사람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까지도 빈번하게 발생한 몰카 범죄에 많은 여성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실 몰카가 개그 소재?…판교 술집 표지판, 범죄 희화화 논란작성자가 SNS를 통해 항의하자 가게 주인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전화해 당장 (그림을) 떼라고 했다”면서 “화장실을 물어보는 손님이 많아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찾던 와중에 부인이 자동차극장에서 본 이미지를 추천했다. 그 후 누나가 (그림을) 그려 가게에 붙여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작성자가) 너무 감정적으로 말하고 있다”면서 “여태 (표지판을) 본 여성 단골들, 제 가족 중 한 명이라도 그런 식으로 인지했다면 아예 (그림을 부착)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저런 게 재밌나? 하나도 안 웃기는데” “남자들도 화내야 하는 거 아니야?” “주인 말 들어보니까 뭐가 잘못된 건지 끝까지 모르는 듯” “딱 한 분이라도 기분이 언짢다면 찢어버려야 한다고? 손님 기분이 문제가 아니라 그림 자체가 잘못됐다는 거잖아. 왜 이해를 못 해” “끝까지 아내랑 누나 탓이네” “‘너 혼자 예민하게 굴고 있지만, 난 그런 너의 의견도 수용해줄게’라는 뜻인가” “여자가 지적하면 무조건 감정적인 거야? 이해가 안 가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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