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겨낸 환자, 다른 암환자 극복 조언 효과적

암 이겨낸 환자, 다른 암환자 극복 조언 효과적[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을 성공적으로 이겨낸 환자가 다른 암환자의 극복을 조언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였다.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사진) 연구팀은 국내 9개 상급종합병원과 함께 ‘건강리더십과 코칭’(Leadership and Coaching for Health, LEACH)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성을 입증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경험자는 130만 명에 이른다. 문제는 상당수가 운동부족 등 잘못된 건강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과체중, 스트레스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는 암경험자가 늘면서 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는 새로운 치료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암환자 스스로가 본인의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자기경영’(Self-Management)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영호 교수팀이 개발한 LEACH는 완치를 판정받은 암환자(치료 후 5년 이상 생존)가 치료가 끝난 암경험자를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연구팀은 ‘건강파트너’와 ‘건강마스터’를 각각 훈련시켰다. 건강파트너는 암완치자로 암경험자가 치료 후 스스로 암을 극복하도록 신체건강은 물론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에 코칭을 제공한다. 건강마스터는 이 건강파트너에게 의학적 자문을 하는 의료진과 코칭 전문가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암경험자 206명(치료 후 2년 이내)을 실험군(134명)과 대조군(72명)으로 나눠 LEACH의 효과성을 분석했다. 실험군과 대조군이 1:1이 아닌 이유는 본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며, 더 많은 환자(실험군)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실험군에는 건강교육자료와 리더십 강화 워크숍, 16회에 걸친 건강파트너의 전화코칭 등 LEACH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대조군에는 일반적인 암 치료 후 관리를 받게 했다. 대신 건강교육자료와 리더십 강화 워크숍은 제공했다. 

분석 결과, LEACH 프로그램을 시행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3개월 후 불안, 사회적 기능, 식욕, 경제적 어려움 등의 개선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12개월 후에는 피로, 건강습관 등이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호 교수는 “암 치료 직후는 동기부여가 강해 건강습관을 개선하기에 좋은 시기다. 이번 연구는 암환자가 다른 암환자의 건강경영을 코칭한 최초의 연구다. 이 연구가 암을 이겨낸 생존자와 암환자 간의 파트너십 형성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느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센트럴 캔서(BioMedCentral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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