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유독 오심 잦은 롯데, 결국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오심에 롯데가 울고 있다. 얼마든지 제 2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심판 자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대4로 패했다. 전날도 2대3으로 패한 롯데는 LG에 위닝 시리즈를 내주며 5할 승률을 놓쳤다.

6회 나온 석연찮은 판정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롯데 선발 박진형이 6회말 보크로 1대1 동점을 허용했다. 해당 이닝만 마무리하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보크는 누상의 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투구 동작에 들어가다가 멈추거나 쉬는 동작 없이 갑작스러운 투구를 할 때, 그리고 정확하게 발을 딛지 않았을 때 선언된다. 윤상원 구심에 따르면 박진형의 경우 ‘쉬는 동작’이 없었기에 보크가 지적됐다. 투구 동작에 들어가면서 어깨를 흔들었다는 판단이었다. 

의아함을 감추기 힘든 판정이었다. 주자가 누상에 있을 때 투수들은 셋포지션으로 바꿔 투구한다. 이 때 잠깐의 멈춤 동작으로 타자에게 투구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 후 투구에 들어가야 한다. 

이 신호는 대개 투수가 공을 쥔 손을 글러브에 넣는 행위로 판단한다. 하지만 박진형은 세트 포지션에서 글러브에 공을 가져가려는 순간에 보크 지적이 나왔다.

설령 심판진의 판단대로 글러브에 공을 넣기 전 박진형의 어깨 움직임이 문제가 됐다 치더라도 그는 육안으로 판단하기 힘들 정도로 미세했다. 

일관성도 없다. 이날 경기에서 차우찬에 이어 등판한 LG 최동환이 셋포지션에서 다리를 거듭 흔드는 모습을 보였는데도 심판은 보크를 선언하지 않았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일관성 문제가 지적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롯데 팬 사이에서 심판의 ‘롯데 길들이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팬들은 이대호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한 이후 오심이 잦아졌다고 주장한다. 실제 올해 롯데는 유독 승부처에서 나온 잦은 오심으로 패했다. 

지난달 18일 이우민의 파울 타구 판정부터 시작해 5일 kt 오태곤 스리피트 논란, 20일 LG와의 8회 승부처에서 나온 정훈의 체크스윙 아웃 판정까지. 당장 떠오르는 것만 5개가 넘는다.

심판진의 암묵적인 롯데 길들이기가 정말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오심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심판의 부족한 자질에서 비롯되는 오심이라면 결국 피해자는 롯데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리그 전체로 번질 수 있다.

[옐로카드] 유독 오심 잦은 롯데, 결국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

오심 근절을 위해 도입된 비디오 판독도 유명무실하다. KBO는 올 시즌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립하는 등 오심 근절 의지를 드러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불거졌다. 

긴 판독 시간과 별개로 판정이 애매모호하게 매듭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비디오 어시스턴트 레퍼리(VAR)를 도입해 신속·정확한 판단으로 호평을 받는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선 비디오 판독의 범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BO는 타구여부와 파울라인 근처 페어와 파울 여부, 타자의 헛스윙/파울 여부 등을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정훈의 체크스윙이 헛스윙/파울 여부 판독에 포함되지 않는 등 비디오 판독에 대한 기준과 범주가 모호한 상황이다. 

어느새 오심 논란은 해마다 KBO리그를 찾는 단골 손님이 됐다. 심판진의 신뢰도 바닥을 쳤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심판진이 권위를 내려놓고 피드백에 힘써야 한다. 심판이 더 이상 제 10의 선수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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