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가상세포시스템’으로 간암 치료 길 제시

대사체학분석 활용, 암줄기세포 치료저항성 첫 규명

송병기 기자
입력 : 2017.05.19 17:39:02
수정 : 2017.05.19 17:39:08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국내 의료진이 가상의 세포시스템으로 간임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가상세포시스템(인실리코: in silico)’은 간암줄기세포의 분화과정에 일어나는 대사체 분석 결과를 접목한 방법이다. 이는 간암을 치료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간암 분자진단 분야와 표적치료법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사진)·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가톨릭 간연구소 허원희 교수팀은 간암줄기세포의 전사체(transcriptome)와 대사체(metabolome) 등의 시스템생물학을 융합하여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분석법으로 간세포암의 발병 기전을 예측할 수 있는 가상세포 모델을 개발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최근 일부 줄기세포가 암의 발달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암을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의 역할을 밝히는 연구가 활발하다. 간암 줄기세포 역시 간암 치료 전략의 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세포 분화과정 중 발생하는 대사체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인 대사체학(metabolomics)으로 분석해 간암 치료의 재발과 저항성의 원인을 생물학적 기능 규명으로 확인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암세포의 유전자, 단백질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컴퓨터상에 가상으로 만들고, 암줄기세포의 바이오 마커(생체지표)로 알려진 CD133을 발현하는 간암세포주와 발현하지 않는 세포를 분석한 결과, 기존 보고된 결과와 같이 CD133이 발현하는 세포에는 항암제에 저항성이 높아 치료를 어렵게 한다는 생물학적 기능을 규명했다.

대사체는 우리 몸의 세포가 DNA, RNA, 단백질 이후 전환된 상태를 말하며, 전사체는 DNA에서 RNA로 넘어가는 상태다. 대사체학은 특정 질환의 대사체 변화를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정량화 하여 대사체군을 생리 병태학적 상태와 연관지어 연구하는 학문이다. 신체생리나 병리학적 상태를 연구하여 개인 맞춤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 정밀의학의 새로운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대사체학은 세포의 다른 단계에서 가르쳐주지 못하는 어떠한 특정 순간에 세포내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대사적, 화학적 현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최근 이를 기반으로 한 질환 연구와 나아가 집단화 패턴분석(clustering pattern)을 이용한 바이오 마커를 도출하고자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분석하는데 고가의 장비와 전문 인력이 요구되어 연구자들에게는 다소 접근성이 어려운 실정이다. 새로운 생명현상을 연구할 때 생체실험(in vivo)이나 시험관 실험(in vitro)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간암줄기세포 가상실험(in silico)은 연구자가 직접 실험을 거듭하며 최적의 반응조건을 찾는 대신 컴퓨터가 알아서 실험하고 찾아주어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승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간암 가상세포시스템을 이용해 항암제나 치료제의 대사 경로를 예측 하고 약물의 작용 반응을 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반복 실험과정을 단축 시켜, 질환의 새로운 진단 바이오 마커나 표적 치료제의 개발을 훨씬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임상적으로는 약물에 대한 효과나 저항성을 예측할 수 있어 개인 맞춤의료(personalized medicine)에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Scientific Reports’ 4월호에 게재됐다. songbk@kukinews.com
맨 위로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