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말 한마디에 무너진 공든 탑, '불한당'… 변성현 감독의 '막말' 논란

말 한마디에 무너진 공든 탑, '불한당'… 변성현 감독의 '막말' 논란

[친절한 쿡기자] 말 한마디에 무너진 공든 탑, '불한당'… 변성현 감독의 '막말' 논란[쿠키뉴스=이은지 기자] 활발한 SNS 보급으로 말조심을 해야 하는 것은 정치인들과 연예인뿐만은 아닙니다. 말 한마디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변성현 감독이 최근의 가장 큰 예가 됐죠.

영화 ‘불한당’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은 스타일리시한 화면과 배우들의 열연 덕을 입어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7일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에도 오르는 등 ‘흥행 순풍’을 맞은 듯 했죠.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삽시간에 뒤바뀐 것은 변 감독의 SNS가 공개된 뒤입니다. 개봉 직후 영화에 감동받은 팬들은 감독의 코멘트나 인터뷰 등을 찾아 헤맸고, 하필 그가 운영하던 개인SNS에 남긴 말들이 그대로 팬들에게 공개된 것입니다. 변 감독은 자신의 SNS에 “대선 때문에 홍보가 되지 않는다. 대선을 미뤄라. 나도 너희만큼 준비 오래했다” “심상정이랑 유승민 빼고 걍 다 사퇴해라” “문이랑 안은 손잡고 자격미달을 이유로 사퇴해라” “문 안 초딩싸움”등의 글을 게재해왔습니다. 해당 글이 단순히 정치적 견해를 드러낸 것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적 사안인 대통령 선거를 미루라는 등의 내용이 관객들의 불만을 산 것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변 감독은 “제작사에서 페북 하지 말라고 해서 트위터 한다”등 도의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또 칸 국제영화제 이후로는 자신이 연출한 ‘불한당’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등의 아슬아슬한 농담을 이어갔죠. 감독 입장에서야 수백 번도 더 봤을 영화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막 영화의 팬이 된 관객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만한 이야기입니다. 변 이외에도 성적인 발언 등을 여과 없이 적어냈습니다. 결국 지난 18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죠.

변 감독은 이에 이날 자신의 SNS에 “아무 생각 없이 적은 발언으로 상처 입은 분들에 죄송하다”라는 사과문으로 영화 ‘불한당’ 출연진과 스태프에 미안함을 드러냈습니다. 또 자신이 지역 차별주의자나 여성 차별주의자가 아님을 강조하며 자신이 했던 말들에 대해서 치기 어린 말들일 뿐, 누군가를 비하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전했죠. “오늘 일로 말의 무거움을 가슴 깊이 새기는 계기로 삼겠습니다”라고 사과한 변 감독은 “염치없지만 여러분께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불한당’은 제 개인의 영화가 아닙니다. 수백 명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입니다. 아무쪼록 이 영화가 저의 부족함 때문에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변 감독 자신이 ‘불한당’이 수백 명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라는 것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적은 발언’이라고 말했으나 수백 명의 스태프들을 책임지고 있는 감독이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죠. 19일 ‘불한당’은 박스오피스에서 결국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칸 국제영화제의 영예도 제 손으로 내던진 모양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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