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길을 묻다] 비전케어 김동해 이사장

[의사의 길을 묻다] 비전케어 김동해 이사장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전 세계를 누비며 시각장애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밝은 세상을 선물하고 있는 안과 의사를 만났다. 국제실명구호기구 비전케어의 김동해 이사장(사진)이 주인공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2년 첫 국제실명구호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16년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1년에 32주는 안과 봉사로 해외에 나가 있다는 그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모리타니에서 봉사를 마치고 얼마 전 귀국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 이사장은 “우리만 하는 일이 아니”라며 “긴 역사에 비춰보면 작은 일에 불과하다”며 웃었다.

그의 활동은 회교권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 선한사마리아병원 사역을 돕기 위해 2001년 파키스탄 카라치를 방문한 것이 그의 첫 봉사캠프였다.

“파키스탄에서 현지 직원들과 선교사님과 나눴던 선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말씀이 비전케어의 시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강도만난 사람을 치료해주고 여비까지 챙겨주는 사마리아인의 모습에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자기 시간과 노력을 다하고 또 그 다음을 책임지는 모습에서 말이죠.”

현지의 열악한 의료 상황도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평범한 안과의사의 삶에 그치지 않고 고된 봉사에 나서는 이유는 자신이 받은 달란트를 최대한 나누기 위함이다.

그는 “안과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의사가 필요하다”며 “전 세계 실명 원인 중 50%가 백내장이다. 선진국에서 백내장으로 실명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간단한 수술이라도 치료시기를 놓쳐 안타까운 상황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봉사캠프를 수년간 이어왔지만 한 건의 진료나 수술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이사장은 “똑같은 눈은 하나도 없다”며 “지금까지 많은 환자를 만났지만 수술 때마다 기도하게 된다. 어렵고 힘든 환자를 만날 때마다 내가 가진 의술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 손을 통해 일하시는 것을 체험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봉사 계획은 적어도 1년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한다. 현지의 의료 요구에 맞춘 수술준비는 물론 의사면허나 수술 허가도 모두 사전에 받아야 한다.

김동해 이사장은 현지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살아가는 현지인들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 “의료는 안전해야 합니다. 그 나라 사람들을 존중한다면 당연히 현지의 법과 절차에 따라야죠. 봉사는 동등한 입장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는 잠깐 방문하는 것이지만 현지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계획대로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다. 철저하게 준비했더라도 계획과 달리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도 적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그 동안 많은 일들을 겪었다”며 “하나님의 계획은 100% 알 수 없다. 항상 마음을 비우고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웃었다.

앞으로도 비전케어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 사람들이 스스로 자립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우리가 떠나더라도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지 전문가들을 키워내고,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하는 일인 만큼 네트워크 형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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