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솔비와 화가 권지안의 만남 “외롭지만 꾸준히 해나갈 것” 쿠키뉴스

가수 솔비와 화가 권지안의 만남 “외롭지만 꾸준히 해나갈 것”

가수 솔비와 화가 권지안의 만남 “외롭지만 꾸준히 해나갈 것”

인세현 기자
입력 : 2017.05.18 17:32:52
수정 : 2017.05.18 17:46:09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가수 솔비가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돌아왔다. 솔비는 캔버스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검정색과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몸을 붓 삼아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솔비는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퍼포먼스 자체가 솔비 자신의 정체성이기에 꾸준한 활동으로 대중의 이해를 구하겠다는 설명이다.

솔비는 18일 오후 서울 평창30길 가나아트센타에서 첫 번째 EP앨범 ‘하이퍼리즘:레드’(Hyperism:Red) 발매 기념 공연을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날 공연은 여러 부분에서 독특했다. 공간 중앙에 설치된 캔버스에 등장한 솔비는 남성 무용수와 함께 페인팅 퍼포먼스를 펼치며 이번 앨범의 수록곡 ‘레드’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솔비는 페인트를 온몸에 묻히고 캔버스 위에서 움직이며 과감한 행위 예술을 선보였다. 더불어 신보의 타이틀곡 ‘프린세스 메이커’와 수록곡 ‘마마’를 열창하며 11년 차 가수의 저력을 자랑했다.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솔비는 “이번 앨범 ‘하이퍼리즘:레드’에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며 “퍼포먼스에 제가 느낀 현대 여성의 상처를 표현했다. 퍼포먼스 중 남성 무용수가 저를 과격하게 대한 것은 그동안 제가 받아왔던 폭력을 상징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여성이 폭력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야 하고 저 역시도 그런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 노력한다”며 “퍼포먼스 마지막에 홀로 롤러를 들고 페인트로 캔버스를 덮는 것은 상처를 덮는 것을 의미한다. 상처는 덮어질 뿐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솔비의 색다른 행보를 응원하기 위해 평소 솔비와 절친한 가수 바다가 공연 현장을 찾았다. 공연을 관람한 바다는 잠시 기자간담회 무대에 올라 “솔비가 레이디가가 못지않은 아시아의 퍼포먼서라고 생각한다”며 “솔비가 단순히 방송만 잘하는 게 아니라 사회를 걱정하고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할 줄 아는 사회성이 깊은 가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하는 음악으로 세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응원의 말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솔비는 음악과 미술을 병행하는 아티스트로서의 고충과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시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솔비는 “붓보다 몸으로 전달하는 것이 저에게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몸으로 음악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제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라는 사람 자체가 더욱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도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만, 꿋꿋하게 하나씩 작품을 남기면 어느 순간 저만의 색이 있는 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프린세스 메이커’는 공주처럼 예쁘게 사는 것을 강요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솔비가 직접 가사를 썼고, KAVE가 곡에 참여했다. 솔비는 “가수가 제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제가 원했던 것은 스타였다. 화려해지고 싶다 보니 제 꿈의 노예가 됐다”며 “그런 제 예전의 모습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 저 같이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고 모두 자기 자신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타이틀곡을 직접 소개했다.

타이틀곡을 드라마 형식으로 시각화한 ‘프린세스 메이커’의 뮤직비디오에는 로봇인지 인간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솔비가 등장한다. 영화 ‘설국열차’ 편집감독 최민영과 뮤직비디오 감독 심형준이 영상 작업을 맡았다. 이외에도 장미라사의 이영원 대표와 로맨시크의 최혜정 디자이너 등이 앨범 콘셉트에 맞는 의상을 제작했다.

눈에 띄는 것은 화가 권지안의 그림을 앨범 재킷에 사용한 것. 권지안은 솔비의 본명으로 가수와 화가의 정체성을 분리해 이른바 ‘셀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인 ‘레드’도 가수 솔비와 화가 권지안의 협업 시리즈인 ‘셀프 컬래버레이션’의 일환이다.

공연을 개최한 5월 18일은 솔비가 11년 전 데뷔 무대에 선 날이기도 하다. 이날 솔비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할머니가 돼도 새로운 퍼포먼스를 시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솔비는 “10년 전에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10년 후의 제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며 “거대한 꿈일지도 모르지만,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이런 포부가 있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과정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솔비는 ‘하이퍼리즘:레드’를 시작으로 1년간 ‘하이퍼리즘’(Hyperism) 연작을 진행한다. ‘하이퍼리즘’은 콘텐츠의 홍수로 높아진 욕망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상대적인 상실감이 찾아오는 현상을 솔비가 정의한 단어. 솔비는 올해 총 3장의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이를 정규앨범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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