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의 시선] ‘프로듀스 101’ 보고 직캠으로 또 보고… 시청 문화 바뀐다

‘프로듀스 101’ 보고 직캠으로 또 보고… 시청 문화 바뀐다

[새우젓의 시선] ‘프로듀스 101’ 보고 직캠으로 또 보고… 시청 문화 바뀐다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아 방송사의 음악 방송을 기다리던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지금은 팬들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휴대전화를 통해 아이돌의 모습을 지켜보는 시대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함께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문화도 보편화됐다. 기존 방송사에서 하던 역할을 SNS와 동영상 사이트 등을 이용해 대신하는 것이다.

특히 팬들의 시선에서 좋아하는 아이돌을 직접 찍은 직캠(직접 찍은 캠동영상) 영상의 성장은 눈부시다. 유튜브 조회수 2000만을 기록한 그룹 EXID 하니의 ‘위아래’ 직캠 영상과 1000만 조회수를 넘어선 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이 대표적이다. 아이돌 그룹이 팬들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고 인기가 높아질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사례다.

방송사도 팬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Mnet ‘엠카운트다운’을 비롯한 음악방송 프로그램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직캠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도 방송 직후 무편집 무대 영상을 공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Mnet ‘프로듀스 101’은 더 적극적으로 직캠 영상을 활용한다. 지난달 3일 열린 ‘프로듀스 101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안준영 PD는 “많은 양의 디지털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분량 공정성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이 방송에 담지 못하는 연습생들의 모습까지 시청자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프로듀스 101’ 직캠 영상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제작진은 지난 16일 ‘프로듀스 101’ 연습생 59명의 직캠 무대 영상 59개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루기획 박지훈 연습생의 직캠 영상은 공개 22시간 만에 조회수 170만을 넘어섰다. 웬만한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 조회수 못지않은 수치다. 조회수의 상승세는 지난달 연습생들의 직캠 영상을 첫 공개했을 때보다 더 빨라졌다.

특히 MMO 연습생 강다니엘은 대표적인 직캠 영상의 수혜자다. 강다니엘이 다른 연습생들과 함께한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Sorry, Sorry)’ 무대 직캠 영상은 지난달 24일 공개 직후 전체 2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강다니엘은 인기 순위 23위, 12위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캠 영상을 통해 재조명 받은 강다니엘은 최근 방송에서 인기 순위 2위까지 뛰어올랐다. 방송 분량이 많지 않아도 방송 외적인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실력과 매력으로 주목받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프로듀스 101’ 제작진은 직캠 영상을 통해 팬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분량 공정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더 주목받을 만한 실력을 갖고 있는 연습생, 방송에 나왔어야 할 매력적인 순간들이 대부분 편집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팬들은 여전히 제작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 프로듀서’로 명명된 시청자들은 연습생의 모습과 함께 제작진의 편집 포인트까지 지켜보고 있다.

‘프로듀스 101’을 둘러싼 팬들의 시청 문화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제작진이 두 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편집한 ‘프로듀스 101’ 본 방송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지만, 그것만으로는 개운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그 허전함을 메워주는 건 직캠 영상이다. 방송에서 좋아하는 연습생의 적은 분량에 만족하지 못한 팬들은 직캠 영상을 찾아볼 것이고, 그것이 다시 방송에 영향력을 미친다. 그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 ‘새우젓의 시선’ : 자신을 일명 ‘새우젓’이라고 칭하는 팬들의 관점으로 연예 뉴스를 돌아보는 쿠키뉴스의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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