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e스포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화, 긴 호흡 필요하다

e스포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화, 긴 호흡 필요

이다니엘 기자
입력 : 2017.04.20 15:13:38
수정 : 2017.04.20 15:16:06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바야흐로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17일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스포츠 자회사 알리스포츠(Alisports)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e스포츠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e스포츠는 가파른 상승세에 발맞춰 e를 뗀 스포츠화 논의가 계속됐지만, 이처럼 올림픽 종목으로 경기를 치르게 된 건 처음입니다. OCA는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성장세가 빠른 점을 고려했다”며 종목채택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특정 대륙에 국한된 결과물입니다만, 유럽-북미 등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가 거대 스포츠구단과 기업들이 연이어 투자를 선언했기 때문에 e스포츠가 가까운 미래에 하계올림픽에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시선이 상당합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산재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종목화가 ‘쩐’으로 성사된, 다소 조급한 결정이라고 말합니다. 알리바바는 텐센트와 함께 아시아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기업입니다. 이들의 어마어마한 투자는 OCA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었을 겁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화 발표는 알리스포츠-OCA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정작 종목화의 실무담당자인 국제e스포츠연맹(IeSF)는 빠져 있었고, OCA 업무 담당자 상당수도 해당 발표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무진은 아직까지 현장운영계획이나 국제심판 배정, 반도핑규정, 엔트리 레귤레이션 등에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게임을 종목으로 선정할 지도 논란거리입니다. 중국기업이 스폰서십을 체결함에 따라 이들이 ‘쩐’을 앞세운 선택을 종용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실제로 게임별로 국가간 실력편차가 커 어떤 종목이 선정되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아울러 특정 게임사가 홍보효과를 볼 여지도 있죠.

알리스포츠는 40억 원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지난해 열며 자금력을 과시했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도타2,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이 종목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알리스포츠는 지난해 IeSF와 1억5000만 달러(약 1709억 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지난 1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8년까지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공식 후원 명목으로 5~6억 달러(약 5699~6838억 원)의 협약을 맺었습니다. e스포츠 최대 자본국이라 할 만한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투자는 e스포츠 발전의 든든한 밑거름이 됩니다. 그러나 한술 밥에 배부를 순 없는 노릇입니다. 조급함으로 탈이 난다면 다시는 그 밥을 먹진 않을 지도 모릅니다. 앞서 바둑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곧 자취를 감췄습니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보다 긴 호흡으로 e스포츠의 미래를 조망해야 할 것 같습니다.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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