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 파브리 여성의 날] “여성 파브리병 환자들도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

[2017 세계 파브리 여성의 날] “여성 파브리병 환자들도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쿠키뉴스=이영수 기자] 매년 4월 첫째 주 토요일은 ‘세계 파브리 여성의 날(International Fabry Women’s Day)’이다. 2013년 네덜란드 파브리병 환자 지원 단체인 FSIGN(Fabry Support & Information Group Nederland)가 여성 파브리병 환자에 대한 인식 제고를 목표로 ‘세계 파브리 여성의 날’을 선포한 뒤 세계 각국의 파브리병 환자 단체가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

파브리병은 리소좀 축적질환(LSD, Lysosomal Storage Disorders) 중 하나로,‘알파-갈락토시다아제 A(alpha-galactosidase A)’ 효소의 결핍으로 세포 내 당지질(GB-3)이 축적돼 신체 조직과 장기에 진행성 손상을 일으킨다. 4만~11만7000명 당 1명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국내에는 약 100명 정도의 환자가 진단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브리병의 증상은 신경계, 눈, 심장, 신장, 피부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른 경우 2세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초기에는 타는 듯한 통증과 피부병변, 위장 증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조기에 치료가 진행되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증상의 정도가 심각해져 성년기에 신장, 심장 및 뇌혈관(뇌졸중) 등에 증상으로 발전될 수 있다.

◇여성에서도 발생하는 파브리병…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증상 다양하고 진단 어려워= 파브리병은 X염색체의 유전적 변이에 의한 유전질환으로 주로 남성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여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X염색체의 유전적 돌연변이가 어머니와 아버지 중 누구에게 존재하는지에 따라 자녀에게 다르게 발현되므로 여성이라고 해서 파브리병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파브리병 환자일 경우 아들에게는 발현되지 않지만 딸에게는 100% 유전되며, 어머니가 파브리병 환자일 경우 아들과 딸 모두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다.

2007년에 보고 된 파브리병 등록(Fabry Registry) 데이터에 따르면, 남자 파브리병 환자의 경우 증상발현과 진단 시의 평균연령이 각 9세, 23세인 반면, 여성 파브리병 환자는 각 13세, 32세로 증상발현 후 진단까지 약 2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환자에서 대부분의 징후와 증상이 일률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여성 환자는 증상과 합병증의 발현이 남성 환자에 비해 10년 가량 늦고 질환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진단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진단 과정에서도 남성은 혈액 검사를 통한 효소활성도 검사만으로 파브리병을 진단할 수 있지만, 여성 환자의 경우 효소활성도가 정상 범위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 DNA 감식 등이 필요하다.

손영배 아주대학교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는 “여성 파브리병 환자의 경우, 남성에 비해 증상의 발현이 늦고 형태도 다양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 환자의 경우 초기 증상이 남성에 비해 경미할 수 있으나 삶의 질은 운동 부족, 신체 피로, 건강에 대한 인식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통한 적극적인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샤이어 레프라갈주, 빠른 투여시간으로 환자 편의성 증대= 파브리병은 태아 시기부터 세포 내 당지질 축적이 시작돼, 장년기까지 점진적으로 질병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파브리병 환자의 기대수명은 일반인에 비해 남성은 20년, 여성은 15년 가량 짧다.

파브리병 환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효소대체요법(ERT, Enzyme replacement therapy) 치료를 받는다. 효소대체요법은 파브리병 환자에게 부족한 효소를 주기적으로 공급해 세포 내 축적된 당지질(GB-3)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는 샤이어의 ‘레프라갈®주(성분명 아갈시다제알파 3.5mg)’가 있다. 기존 치료제가 동물 세포주(차이니즈햄스터)에서 생산되는 방식인 것과 달리 레프라갈주는 인간 세포주에서 생산된 사람 단백질 ‘아갈시다제알파(galactosidase alfa)’가 주성분으로 체내에서 자연 발생되는 효소와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임상결과에 따르면, 레프라갈주로 치료 후 12~18개월부터 파브리병 환자의 삶의 질(QoL)이 향상되고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 파브리병 환자에서도 27주간 레프라갈주로 치료 후 신체 기능 및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크게 개선됐음을 입증했다. 또한, 기존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에서 레프라갈주로 치료를 전환한 경우에도 주요 매개 변수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제의 전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서도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손영배 교수는 “파브리병 환자의 경우 2주에 한번씩 내원해 정맥주사 형태로 ERT 치료를 받게 되는데, 레프라갈주는 투여 시간이 40분 정도로 짧다”며 “장기간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 환자의 입장에서 투약 시간의 단축은 매우 주요한 이점이다. 특히, 일상생활 중 병원 방문이 자유롭지 않은 학생과 직장인, 육아 중인 여성 환자 등에서 치료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어 기존 치료제에 비해 만족도가 월등히 높다”고 덧붙였다. juny@kukinews.com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

쿠키미디어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