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팬은 밥줄이다?" 세븐틴 해프닝으로 본 새로운 팬덤 문화

"팬은 밥줄이다?" 세븐틴 해프닝으로 본 새로운 팬덤 문화

[친절한 쿡기자] [쿠키뉴스=이은지, 인세현 기자] 최근 SNS상의 한 메모에서 비롯된 루머는 팬덤을 막론하고 많은 아이돌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다고 밝힌 팬 A씨는 한 그룹의 팬 사인회에 참석해 받은 메모를 공개했죠. A씨는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 라는 질문을 남겼고, 그 밑에는 ‘밥줄’이라는 답이 달렸습니다. A씨는 해당 메모의 주인공이 그룹 세븐틴의 한 멤버라고 주장하며 간접적으로 해당 멤버의 직업의식이 부족하다는 뉘앙스를 풍겼죠. 아이돌 그룹과 팬이 일방적 관계가 아닐진대, 단순히 팬을 ‘밥줄’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쁘다’ ‘만세’ 등 히트곡을 배출하며 지난해 가요시상식 신인상을 휩쓴 세븐틴이기에 팬들의 당혹감은 컸습니다. 통상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경우 팬들의 적극적인 투표 등 지원이 없으면 히트 그룹의 자리에 올라서기 어렵습니다. 갓 데뷔한 신인 그룹도 아닌데 팬들과의 유대감이 부족한 것 같다, 혹은 단순히 밥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원성이 빗발쳤죠. A씨에게도 “정말로 세븐틴 멤버가 맞느냐”는 문의가 쇄도했으나, A씨는 자신이 팬 사인회에서 녹음한 다른 멤버의 음성까지 공개하며 자신이 세븐틴 팬사인회에 참석했음을 인증했습니다. 

소속사 플레디스의 대응은 빨랐습니다. 23일 플레디스 측은 스태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모든 팬분들과 세븐틴이 나누는 대화에 저희 STAFF가 함께 하거나 모두 기억한다고 장담을 드릴 순 없지만 저희가 알고 여러분이 아는 세븐틴은 팬 분들과의 관계를 쉬이 생각하는 그룹이 아님을, 누구보다 캐럿(세븐틴 팬클럽 이름)들을 아끼는 사람들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븐틴과 함께 걸어가는 여러분들이 아프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죠. 적어도 플레디스 측은 팬들을 단순한 수익창출원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것입니다. 세븐틴 또한 팬 사인회에서 팬들을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븐틴 멤버들도 아주 잘 알고 있고, 조금이라도 팬들의 마음을 상할 만한 발언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죠.

루머는 플레디스 측의 빠른 대응으로 일단락됐지만, 해당 사건은 변화된 팬덤 문화를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게 만듭니다. 예전에는 아이돌 가수와 팬이라고 하면 아이돌 가수 쪽이 주도권을 가지는 일방적인 관계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세대를 거치며 발전한 팬덤 문화는 아이돌 가수의 매출을 늘리는 것을 위시해 그 그룹을 홍보하기도 하고, 나아가 아이돌 그룹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그룹과 함께합니다. 그 덕분에 연차가 오래된 그룹의 경우 팬들이 그룹에 가지는 소속감이나 애착은 어지간한 가족에 가깝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SNS의 발달 또한 이 경우 좋은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예전에는 출처 없는 루머가 확산된다 해도 연예인 측이 섣불리 대응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팬들과 쉬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기에 루머를 빠르게 해명할 수 있는 것이죠. 그야말로 가수가 팬과 함께 만들어가는 팬덤 문화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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