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알바생 살해됐는데…CU 본사 나몰라라"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편의점 알바생이 안전의 사각지대에서 아까운 목숨을 잃었는데 어떻게 본사에서 연락 한 번 없습니까?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안전 사각지대인 편의점 알바생을 보호할 대책을 내놓으십시오."

알바노조는 23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이 같이 본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에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과 박재구 대표와의 면담을 위해 본사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경북 경산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에 근무하던 30대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수 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본사에서는 100일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님은 20원짜리 봉투값을 지불하는 문제로 알바생과 실랑이하다 집에 가서 흉기를 들고 와 그를 수차례 찔렀다. 

피해자가 실랑이 가운데 피해를 예감하고 한 번, 공격을 받았을 때 한 번 총 두 번이나 신고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 없이 손을 놓고 있다가 편의점 고객의 신고에 의해서야 출동해 범죄를 막지 못했다. 

이들은 "CU가 대책을 마련한다고 약속했으며 유족과 협의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이었다"며 "유가족이 먼저 본사와 통화를 하려 했으나 고의로 소통을 차단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BGF리테일 측에서는 빈소와 장례식장을 찾지 않았고 단 한마디의 공식적인 유감 표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이 무리한 야간노동, 빈약한 안전대책이 사고 원인이라며 "CU편의점에 탈출구나 방어벽이 있고 편의점 폭력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사시 탈출할 수 없는 ㄷ자 모양의 카운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고를 할 수 있는 전화, 벨, CCTV가 안전장치의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CU가 유가족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과 유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할 것, 알바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24시간 영업을 포기할 것을 종용했다. 이들은 이달 범죄가 발생한 편의점에 찾아갔으나 여전히 안전대책 없이 야간 알바생을 두고 영업하는 걸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시위장소 한켠에 추모공간을 만들고 국화꽃을 헌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CU 관계자는 "편의점은 점주들의 독립된 개인사업이고, 고용이 점주에게 책임과 권한이 있어 본사 차원에서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며 "본 사건의 점주님이 위로금 지급을 했고, 산재보험도 처리되지만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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